[컬처&레저] 외국 기자들도 푹 빠진 '부산병' ①

성연재

2026-11-05 08:00:11

바다와 숲이 보이는 한 디저트점 [사진/성연재 기자]
바다열차 [사진/성연재 기자]
해운대 그랜드 조선 객실 [사진/성연재 기자]
기장군의 한 카페 [사진/성연재 기자]
해운대구 한 고급 미용실에서 미용 체험을 하는 일본인 영화전문기자. [사진/성연재 기자]
부산영화제 레드 카펫을 얼떨결에 밟게 된 외국인 여행전문기자들 [사진/성연재 기자]
옥상에서 자란 허브와 채소를 수확하는 대만의 여행전문기자들 [사진/성연재 기자]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한 비빔밥 [사진/성연재 기자]

(부산=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부산의 인기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뚜렷한 관광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여행예약 플랫폼(OTA)도 부산의 성장세와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 요인에 주목하며 관련 분석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글로벌 OTA인 부킹닷컴은 최근 해외 각국의 여행 전문기자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부산의 매력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서울 뺨치는 대도시인데도 바다와 산이 가까운 점, 특히 바다가 깨끗해 해수욕이 가능한 점. 부산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페스티벌이 존재하는 점 등을 매력으로 꼽았다.

◇ 가까워서 왔다가, 여유에 반하다

부산은 이들에게 어떤 도시일까. 한국의 두 번째 도시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다. 서울 대신, 혹은 서울에 이어 부산을 찾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부킹닷컴이 부산의 관광 매력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팸투어에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지에서 온 9명의 기자와 동행했다. 해운대에서 함께 바다를 보고, 카페에 앉고, 옛 공장을 둘러보며 그 답을 찾아봤다.

일본 기자들이 꼽은 부산의 매력은 우선 가까운 거리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일본에서 가까워 부담 없이 찾아올 수 있고, 여성 혼자서도 안심하고 머물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큰마음을 먹고 떠나는 먼 여행지보다 짧은 휴가에도 다녀올 수 있는 도시. 부산을 향한 관심은 그렇게 현실적인 이유에서 출발했다.

숙소인 그랜드 조선 부산의 객실에서는 해운대 해변이 내려다보였다. 창 아래로 모래밭이 길게 펼쳐졌고, 그 너머로 바다가 이어졌다. 해변을 걷는 사람들은 위에서 보니 더욱 작았다.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사람과 해안선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여행지의 호텔은 흔히 다음 목적지로 나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창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부산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바다를 보기 위해 따로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객실에서 잠깐 쉬는 시간도 여행의 일부가 됐다. 바닷가 잔디에서는 사람들이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목줄을 잡고 선 사람들 곁으로 개들이 모여들었다. 여행객에게는 일부러 찾아온 바다지만, 누군가에게는 개를 데리고 나오는 일상의 산책길이었다. 부산의 여유는 이런 장면에서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유명한 볼거리를 하나 더 확인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오후를 보내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게 되는 도시였다.

해변열차에서는 바다와의 거리가 더 가까워졌다. 창을 향한 좌석 배치 덕분에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시선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돌아갔다. 해안의 소나무와 산책로, 바다가 차례로 창을 채웠다. 부산의 바다는 멀리서 감상하는 배경에 그치지 않았다. 그 곁을 걷고, 열차로 지나고, 카페에 앉아 바라보는 동안 모습이 달라졌다.

열차에서 내려 찾은 기장군의 공극샌드커피에서는 커피와 디저트를 앞에 두고 다시 바다를 마주했다. 해운대의 호텔과 건물이 빽빽한 풍경과는 달랐다. 창밖에는 풀과 돌이 놓인 마당이 있었고, 그 너머로 바다와 붉은 등대가 보였다. 접시 위의 케이크와 아이스크림보다 자꾸 눈길을 끄는 것은 바깥 풍경이었다.

◇ 코리아 뷰티 체험

이튿날 저녁에는 해운대의 한 미용실을 찾았다. 한국의 뷰티 현주소를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외국인 기자들은 산뜻한 화장과 헤어 드레싱을 마친 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할 준비를 했다. 때마침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원로 탤런트 김혜자 씨도 찾아와 분위기가 한층 들떴다. 미용실 대표인 이경민 씨가 직접 김혜자 씨를 비롯한 여러 셀럽의 미용을 담당하고 있었다. 미용실은 하나의 거대한 공장처럼 돌아갔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치르기에 충분한 공간이었고, 30여명의 미용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뜻밖의 해프닝도 있었다. 외국 기자들이 탄 벤츠 스프린터가 마치 연예인 전용 차량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차량은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바로 앞까지 이들을 내려줬고, 주변의 시선이 쏠리자 기자들은 크게 웃었다. 실제로 스타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스타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한 순간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필자는 대신 두피 마사지를 체험했다. 처음에는 두피만 가볍게 마사지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머리 주변뿐 아니라 중요한 혈 자리인 백회 등을 꾹꾹 눌러주는 섬세한 손길이 이어졌다.

긴장했던 머리와 목 주변이 풀리는 것은 물론, 머리 전체가 맑아지는 듯한 시원함과 상쾌함이 느껴졌다. 단순한 미용 체험을 넘어 몸과 마음을 함께 쉬게 하는 시간이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 또 다른 체험에 동참했다. 바로 쿠킹 클래스다.

쿠킹 클래스 옥상에서 자라는 다양한 채소들을 직접 고르고 이들을 다듬어 채를 썰고 볶아 비빔밥을 완성했다.

누군가는 꽃잎으로 독특한 문양을 만들어 좌중을 놀라게 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1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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