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대포만 못해"…죽음 앞둔 안중근의 일갈, 두 달간 공개
김예나
2026-10-26 10:35:49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 의사가 116년 전 국제 사회의 현실을 깨닫고 남긴 절절한 '외침'이 공개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달 27일부터 12월 27일까지 두 달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독대(獨對) : 안중근이 남긴 여덟 글자' 전시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 환수해 고국 품으로 돌아온 안중근 의사의 유묵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를 처음으로 전시로 소개하는 자리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일컫는다.
안 의사가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순국하기 직전인 1910년 3월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묵은 힘 있는 필체로 쓴 여덟 글자를 담고 있다.
'만국공법', 즉 국제법이 대포만 못하다는 뜻의 글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국제법이 강대국의 논리에 좌우돼 약소국의 주권을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유묵의 왼쪽 하단에는 손바닥에 먹을 묻혀 찍은 안 의사 유묵 특유의 장인(掌印·손바닥 도장)이 선명하며, 1910년 3월에 '대한국인' 안중근이 썼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뒷면에는 뤼순감옥의 형무소장이었던 구리하라 사다키치(栗原貞吉·?∼1941)가 안 의사가 쓴 글씨를 소장했다는 기록이 있어 특히 주목할 만하다.
구리하라 사다키치는 1907∼1913년 형무소장을 지내며 안 의사가 '동양평화론'을 완성할 수 있도록 사형 집행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시는 뤼순 감옥의 복도를 연상시키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어두운 통로를 지나 안 의사가 남긴 유묵과 마주하면서 여덟 글자에 담긴 시대적 비판과 자주독립을 향한 그의 신념을 되새길 수 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월 마지막 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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