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수 개인전 '흰 우유의 어둠' 전시 전경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yna1065624916279687_108_thum.jpg)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눈 덮인 들판과 옥수수밭, 숲과 저수지. 작가 박광수(42)의 작품에는 유년 시절을 보낸 강원도 철원의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그는 고향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시간에 속한 대상들을 한 화면에 불러 모은다. 익숙한 형상들은 화면 안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변하고, 그 사이로 기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흰 우유의 어둠'에서는 이처럼 기억과 상상이 뒤섞여 탄생한 회화 작품 21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어릴 때 기억하는 철원의 풍경과 지금 내가 바라보는 풍경 사이에는 시간의 간극이 있다"며 "그 사이에 상상력을 넣어 실제 있었던 풍경과 다른 장면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박광수 작 '유치와 땅굴'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yna1065624916279687_688_thum.jpg)
'옥수수밭'과 '유치와 땅굴', '지뢰와 이빨'은 어린 시절 빠진 유치를 땅에 묻었던 작가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들이다.
접경 지역인 철원에서는 땅속에 묻힌 지뢰와 참호, 땅굴이 자연 풍경의 일부처럼 자리 잡고 있다.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을 지역적 특성과 연결했다.
'옥수수밭'에는 옥수수 알갱이와 치아의 형태가 닮았다는 점에 주목해 옥수수와 치아, 식물의 이미지가 뒤섞인 공간을 그렸다.
![박광수 '모든 하늘' 연작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yna1065624916279687_823_thum.jpg)
'유치와 땅굴'에서는 유치를 묻었던 작은 구멍이 거대한 땅굴로 확장된다.
작가는 "땅에 묻은 지뢰가 언젠가 폭발하듯 유치를 묻는 것도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폭발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모든 하늘' 연작에는 숲과 하늘이 뒤엉킨 풍경이 펼쳐지고, 화면 아래에는 누워 있는 인물이 자리한다. 인물이 잠든 것인지, 공중에 떠 있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청록색과 분홍색, 보랏빛이 감도는 숲에서는 나뭇가지와 풀잎이 무성하게 뒤엉켜 있지만, 그 아래 누운 사람은 움직임 없이 고요하다. 복잡한 주변 풍경과 대비되는 인물의 정적인 자세는 중력과 시간의 질서에서 벗어난 듯한 인상을 남긴다.
![박광수 작 '추가령 구조곡' [학고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yna1065624916279687_713.jpg)
작가는 "정리되지 않고 조율되지 않은 자연의 상태가 아름답고 실제처럼 다가왔다"며 "화면 아래 누운 인물은 휴식일 수도 있고, 상념, 그리움의 대상, 어쩌면 죽은 상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령 구조곡'은 서울에서 철원을 거쳐 원산으로 이어지는 단층선곡이다. 작가는 위성사진에서 본 지형의 윤곽을 화면에 옮기고, 이를 인물의 몸통처럼 표현했다. 철원의 지형과 그곳에서 자란 작가의 모습이 한데 뒤엉켜 있는 듯 보인다.
박광수는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두산연강예술상과 종근당 예술지상을 받았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전시는 12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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