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국 학회 승인…"스페인어권 사용 단어로 공식 인정"
![스페인왕립학술원·스페인어학술원협회 사전에 등재된 '김치' [주바르셀로나총영사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3/yna1065624916275599_910_thum.jpg)
![스페인왕립학술원·스페인어학술원협회 사전에 등재된 '김치' '원' [스페인어사전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3/yna1065624916275599_232.jpg)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최고 권위의 스페인어 어문 규범 연구기관인 스페인왕립학술원(RAE)과 스페인어학술원협회(ASALE)가 공동으로 펴내는 스페인어 사전에 '김치'(kimchi)와 화폐 단위인 '원'(won)이 등재됐다.
3일 주바르셀로나총영사관에 따르면 스페인왕립학술원과 스페인어 사용 23개국 학회로 구성된 스페인어학술원협회는 지난달 30일 스페인어사전(DLE) 제24판 인쇄판과 온라인 사전 사이트에 두 낱말을 올렸다.
이 사전은 스페인어 표준 사전이다. 스페인어왕립학술원은 스페인어의 언어적 순수성과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관이며, 스페인어학술원협회는 스페인뿐 아니라 중남미 19개국과 미국, 필리핀, 적도기니를 포함해 총 23개국이 참여하는 단체다.
이 사전에 새로 오르려면 해당 단어가 대부분의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지속·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러 요건을 충족해 23개국 스페인어 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사전에 '김치'와 '원'이 등재된 것은 '태권도'(taekwondo)가 수십 년 전에 첫 한국어 유래 단어로 올라간 이후로 처음이다.
그만큼 그동안 한국어 단어의 이 사전 등재가 드물었다는 뜻이다.
주바르셀로나총영사관은 2024년 카탈루냐주 최대 일간 라반가르디아 기사에 '한복'이 '기모노'로 잘못 적혔던 일을 계기로 스페인어사전에 사용 빈도가 높은 한국어 단어 등재를 추진했다. 스페인어권에서 한국 문화를 말할 때 정확한 단어가 사용되도록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총영사관은 각종 자료를 준비해 작년 5월 스페인왕립학술원에 '김치', '원', '한복', '한글', '비빔밥', 'K-팝' 등 6개 단어 등재를 신청했다.
이어 2024∼2025년도 스페인왕립학술원 분과위원회와 2026년도 스페인어학술원협회 회원국의 검토, 승인을 거쳐 이번에 '김치'와 '원'이 사전에 올랐다.
'김치'는 사전에서 '주로 발효된 채소와 갖은 양념으로 만드는 매운 한국 요리'로 정의됐다. '원'은 '북한과 남한의 화폐 단위'로 정의됐으며 부가적인 설명으로 '원'(circulo)이라는 어원도 함께 적혔다.
스페인어의 기준이 되는 사전인 만큼 전 세계 인구의 6.2%에 달하는 스페인어 모국어 사용자 5억명, 제2외국어 사용자를 포함하면 6억명 인구에게 한국어에서 유래한 단어가 공식적인 스페인어 단어로 인정됐다는 뜻이다.
최은혜 영사는 "이 사전에 등재된 단어와 정의는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문서, 언론 등에서 표준으로 사용된다"며 "특히 김치의 경우 우리나라의 종주국 지위를 지켜주는 공신력 있는 근거로 활용 가능하다"고 이번 등재의 의미를 설명했다.
실제로 2021년 아르헨티나에서 '김치'가 지식재산권 담당 기관에 상표로 등록돼 주아르헨티나 한국 대사관이 이를 무효화하는 데 옥스퍼드영어사전과 같은 권위 있는 사전에 '김치'가 올랐다는 점이 근거로 활용됐다.
안세령 주바르셀로나 총영사는 "이번 등재는 우리나라와 문화의 위상을 언어 체계에 반영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에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도 한국어 확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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