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중 10% 생존 추정…사회 갈등 촉발 우려도
![헝가리 공산정권 시절 국가보안기관 문서기록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3/1793688601_yna1065624916276527_88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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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헝가리에 들어선 새 정부가 공산주의 시절 보안경찰에 협력하던 '밀고자들'의 이름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는 머저르 페테르 총리가 이끄는 티서당이 헝가리 공산주의 정권 시절(1945∼1989년)의 국가보안기관 문서를 공개하겠다고 한 올해 4월 선거 공약에 따른 것이다.
티서당은 선거에서 국회 의석 총 199석 중 141석을 차지해 5월에 집권했다.
16년간 장기집권한 권위주의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의 피데스당이 주도하는 옛 여권 연합은 직전 선거보다 83석이 줄어든 5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새 정부가 밀고자 수만 명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한 것은 과거사를 직시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가디언은 "공산 정권 시절 사회를 감시하고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광범위한 밀고자 조직에 의존했다. 일부는 협박이나 강요에 못 이겨 이웃과 친구, 동료는 물론 가족에 관한 정보까지 보고했다. 각종 혜택을 약속받고 포섭된 이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머저르 정부는 문서 공개의 근거가 되는 법률을 올해 9월에 통과시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3분의 2 이상이 공개를 지지했다.
헝가리 정부는 당초 1956년 반소련 혁명 기념일인 10월 23일에 문서를 공개하려했으나 이달 4일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번에 우선 공개되는 것은 5만∼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밀고자들의 이름이다.
이어 약 9천명에 관한 상세 문서와 신원조사 자료, 진술서 등은 민감한 개인정보 등을 가린 뒤 내년 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터르 졸탄 사회관계·문화부 장관은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민주사회에는 자신의 과거를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가보안기관 역사기록보관소 지하에 보관된 밀고자 문서는 거듭된 공개 요구와 일부 내용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대체로 어려웠다. 관련 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연구자와 피해자의 가족으로 제한돼 있었다.
가디언은 검색 가능한 새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면 헝가리의 옛 국가보안기관이 옛 동구권에서 가장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전망을 전했다.
역사학자이자 기록보관소 학술부 책임자인 퍼프 이슈트반은 "우리는 조금 열려 있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프는 "역사학자로서는 문서 공개에 찬성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기 가족의 역사를 처음 마주하게 될 사람들에게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밀고자 문서에 이름이 등장하는 사람 중 약 10%가 현재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종교인들의 경우 국가보안기관 협력자의 비율이 7∼10%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옛 동유럽 공산권 국가 중 동독(독일민주공화국)의 국가보안기관 '슈타지'가 작성한 문서의 열람은 동독이 서독(독일연방공화국)에 흡수통일된 후인 1992년 1월부터 이뤄졌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밀고자 문서 공개가 그보다 늦었다.
체코에서는 2003년 일반에 공개됐으며, 최근 사례로는 2018년 라트비아가 밀고자 문서를 공개했다.
헝가리 강제노동수용소 생존자이자 피해자 단체 회장인 키시 미클로시는 헝가리도 독일처럼 문서를 더 일찍 공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지금쯤 모든 일이 다 마무리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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