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전망] 일상이 된 비대면…소통부재·고립 등 대비 필요

이정현 / 2021-12-26 0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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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방식 변화…전문가들 "정교해지는 비대면 부작용 고려해야"
▲ 재택근무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2022전망] 일상이 된 비대면…소통부재·고립 등 대비 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방식 변화…전문가들 "정교해지는 비대면 부작용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조다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거리두기가 일상화하면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생활 속 변화가 이제 변화가 아닌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재택근무는 상당수 직장에서 또 다른 근무 방식이 됐다. 특히 꼭 대면하지 않고 화상회의 등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도 재택근무 문화를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직장인들도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업무 외적인 만남이 줄면서 오롯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화상회의도 인사치레나 격식 없이 현안만 이야기할 수 있어 집중도가 높다는 반응이다.

광화문의 한 회사에 다니는 공윤성(28)씨는 26일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에 대해 갖고 있던 편견이 사라진 해"라며 "오히려 효율성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학교 원격수업의 일상화는 학력 격차를 키운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상위권 학생은 원격 수업을 좋아하지만 중·하위권 학생은 집중도가 저하돼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큰 변화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자퇴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점이다.

경기도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회 교사로 일하는 이경윤(29)씨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재작년보다 시험 문제를 쉽게 내도 평균 점수가 떨어진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우리 학교에서만 10여 명으로 평년의 3배"라고 했다.

대학가도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졌다. 대면 축제와 동아리 활동 등 '캠퍼스 특권'도 사라졌다. 1980년대에 만들어졌던 체육·봉사동아리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반수' 등을 선택하는 학생도 늘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유일한 만점자 김선우씨도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반수생이었다.

유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에서 유학 중인 홍유안(29)씨는 "유학 첫해부터 2년 내내 비대면 수업 중"이라며 "유학 과정에서 교수는 물론 현지 학생들과 직접 만나며 배우는 부분이 적지 않은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 비대면 서비스는 이제 일반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배달해주는 배송 상품부터 취미생활부터 주류까지 월 구독형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까지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한 덕분이다.

직장인 윤성은(26)씨는 "신년회를 홈파티로 치르면서 케이크부터 폭립까지 안 되는 게 없는 배달의 신세계를 경험하고는 주 2회 정도 배달 음식을 먹고 커피 한 잔도 배달한다. 배달비 3천원까지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비대면 모임 증가로 늘어난 여가를 활용하기 위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와 티빙 등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구독도 급증했다.

이 같은 비대면 문화는 앞으로도 이어지고, 또 더 진화한 방식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코로나19는 이제 인류가 감당해야 하는 상수가 됐다"며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은 일시적 방책이 아니라 코로나19에 맞춰 삶의 방식을 변화시킨 결과이자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22년에는 비대면 문화에 기반한 서비스가 훨씬 세련되고 정교화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불러올 부작용을 예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면 소통이 줄면서 사회 전체가 움츠러들고 사람들은 고립될 것"이라며 "국가의 성장세가 줄면서 정치적으로는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포퓰리즘이 성행할 것이고, 자본은 메타버스 등 3차원 가상현실에 몰리며 이에 대한 과몰입이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등장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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