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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풍랑특보 내려진 제주 해안 갈매기 떼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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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神) 바람 축제' 제주 영등 퍼레이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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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어와 안전 조업을 기원합니다" 2017년 칠머리당 영등 송별제 |
'바람의 신 영등할망' 제주 왔다 갈 땐 정말 강풍이 불까
날씨 관련 속설 실제와는 차이…16일 칠머리당서 영등 송별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하는 무렵인 음력 2월. 제주에서는 이달을 영등달이라고 부른다.
제주인들은 봄이 온 듯 포근하다가 또 금세 찬 바람이 쌩쌩 불기도 하는 이 시기 날씨의 변화무쌍함은 '바람의 신'인 영등신(영등할망)이 다녀가기 때문이라고 여겨왔다.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등달에 다른 달보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영등달에 강풍', '영등날 날씨로 영등달 날씨 점쳐' 등 기후 속설 많아
영등신은 음력 2월 초하룻날 바람을 몰고 제주에 와 보름간 제주 섬 곳곳에 곡식과 해산물의 씨를 뿌린 뒤 음력 2월 15일에 우도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도민들은 영등신이 제주에 오는 2월 초하룻날을 영등날, 영등신이 제주에 머무는 보름여 간을 영등기간, 음력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른다.
과거 어부들은 바람의 신이 제주를 찾은 영등기간 강풍이 불고 풍랑이 거세게 인다며 조업에 나서지 않기도 했다.
지금도 해경이 영등기간에 대비해 관내 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하는 등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한다.
또한 제주인들은 영등날의 날씨를 보고 영등달 한 달의 날씨를 점치곤 했다. 영등날에 날씨가 궂으면 영등달에도 날씨가 궂다고 한다.
영등신의 옷차림과 동행인에 따라 날씨가 달라진다는 속설도 있다. 영등기간에 비가 내리면 '영등신이 비옷을 입고 왔다'고 한다. 영등신이 딸과 함께 오면 따뜻하고, 며느리와 오면 변덕스럽고 궂은 날씨를 보인다고도 한다.
◇ 기상청 "영등달 바람이 다른 달보다 강하진 않아"
그렇다면 영등달에는 정말 강한 바람이 불까?
제주지방기상청이 영등날 평균 풍속을 분석한 결과 2003년에 초속 10.2ｍ로 가장 강했고, 2008년에 초속 2.6ｍ로 가장 약했다.
최근 30년간 영등날 평균 풍속은 초속 4.6ｍ로, 이는 영등달 평균 풍속(초속 4.4ｍ)보다 조금 높아 영등달 중에서도 영등날에 평균 이상으로 바람이 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영등달 바람이 다른 달보다 강하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등달을 전후로 음력 1∼3월의 월별 평균풍속을 비교해 본 결과 영등달인 음력 2월 평균 풍속은 초속 4.4ｍ로 음력 1월(초속 4.6ｍ)보다는 다소 약했고, 음력 3월(초속 3.8ｍ)보다는 강했다.
이는 양력 1∼3월 평균풍속 추이와 같아서 영등달에 다른 달보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는 속설은 실제와 차이가 있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또한 최근 30년간(1992∼2021) 영등날에 비가 내린 날은 16번 있었으며, 영등날 평균 강수량은 5.9㎜다.
2017년 이후로는 쭉 영등날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올해 영등날인 지난 3일 제주의 날씨는 대체로 맑았다.
◇ 16일 칠머리당서 영등 송별제 개최
영등기간 제주 곳곳에서는 영등신을 환영하고 송별하며 한해의 풍요와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영등제가 열린다.
앞서 영등날인 지난 3일 영등 환영제가 열렸다. 오는 16일에는 제주시 사라봉에 있는 칠머리당에서 올 한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영등 송별제'가 열린다.
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도의 여러 당굿(마을의 성소인 당(堂)에 항상 있는 당신(堂神)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례) 중 하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회장 김윤수)와 산지어촌계, 산지어민회, 어선주협회 등 주민들이 함께 지켜온 제주의 문화유산이다.
1980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됐으며, 2009년 9월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됐다.
영등 송별제는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주최, 문화재청·한국문화재재단·제주도 후원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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