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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툰 '신기록'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
[웹툰 픽!] 이상하고 아름다운 귀신 이야기…'신기록'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귀신이라는 단어에는 귀(鬼)와 신(神)이 나란히 붙어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망령이나 악귀는 물론 그저 이승을 떠도는 혼백, 내기를 좋아하는 도깨비, 산을 지키는 산신, 부엌이나 뒷간을 지키는 가택신 등 여러 신까지 모두 귀신에 포함되는 존재인 것이다.
'신기록'은 이처럼 다양하고 선악 구분이 모호한 귀신들과 사람이 얽히고 풀어지는 과정을 그린 웹툰이다.
만신의 딸인 세진은 평생을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랐지만, 마을 사람 누구와도 가까이 지내지 않고 붕 뜬 채 지낸다. 신기가 있는 세진을 동네 사람들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그런 세진을 가장 스스럼 없이 대하는 이들은 겁 많고 정 많은 어린 사냥꾼 상이와 그의 일행이다.
여러 산을 돌며 짐승을 잡아 생계를 꾸리는 사냥꾼들은 한 계절 동안 세진의 집에 머물게 된다.
사냥꾼들은 우연히 객귀나 돈 귀신, 도깨비 등 여러 귀신과 얽히게 되고, 세진은 나름대로 해결 방법을 찾아내 이들을 돕는다.
리율 작가가 객귀나 인면귀, 악신 등을 묘사하는 장면들은 제법 섬찟하다.
직접적으로 기괴한 형상을 보여주기보다는 이들의 그림자와 늘어뜨린 머리카락, 문틈으로 보이는 발, 조금씩 좁혀오는 거리 등의 연출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한다.
그렇다고 내내 무서운 귀신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먹여 키우면 통통해지는 동자삼(蔘), 똥통 앞에서 사흘 밤낮을 노래하고 떠들면 시끄럽다며 모습을 드러내는 거름구덩이신, 쉽게 우쭐하는 역신의 아이들은 일견 친근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제각기 사정이 있듯이 귀신들도 각자의 이야기와 사연을 갖고 있다.
마냥 귀신을 쫓아내는 대신 이들의 사연을 이해하고 한을 풀어주는 과정이 지극히 한국적인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현상)라고 볼 수 있다.
동양적인 그림체도 이야기와 잘 어우러진다.
빛이 바랜 듯한 세피아 톤과 시대적 배경을 가늠할 수 없는 한복풍의 다양한 복식과 머리 모양, 제삼자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듯한 내레이션 등이 합쳐져 마치 옛날 구전설화를 듣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이 웹툰은 현재 레진과 네이버시리즈, 카카오페이지, 만화경 등 여러 플랫폼에서 볼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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