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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령 성주사지 국보 대낭혜화상탑비 [보령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통일신라 후기 유명 승려 평균수명 73.5세…대부분 장수"
이현숙 교수, 논문서 22명 분석…"승려 생활 기간은 55.5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출생한 명망 있는 승려들은 대부분 칠순을 넘겨 살며 장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학계에 따르면 이현숙 연세대 의학사연구소 연구교수는 학술지 '신라사학보'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나말여초(羅末麗初) 고승(高僧) 22명의 생애를 분석한 결과 평균수명이 73.5세였고, 승려로 생활한 기간은 55.5년이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승려가 되기 위해 구족계를 받고 나이가 확실히 알려진 고승만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승려들의 출생 시기는 774∼912년이고, 사망 시기는 850∼964년이었다. 신라는 935년까지 존속했고, 고려는 918년 건국했다.
승려들이 구족계를 받은 나이는 평균 18세였는데, 9∼10세라는 이른 나이에 출가한 고승 3명은 58∼69세에 세상을 떠나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이었다. 반면 90세 이상까지 살았던 낭원 행공과 원종 찬유는 모두 20대에 출가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너무 어린 나이에 행자(출가했으나 계를 받지 못한 사람) 시절을 보내면 한창 성장할 나이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51세에 사망한 법경 경유와 어린 시절 출가한 고승을 제외하면 승려 대부분은 정치권력과 순탄한 관계를 맺고, 천수를 누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려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과 육체가 모두 건강해야 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고승이 장수한 이유로 소박한 음식 섭취와 적당한 노동, 계율에 따른 규칙적 생활을 꼽았다.
그는 "진감 혜소는 평소 도토리와 콩을 버무린 것에 나물 반찬 한 가지만 먹었다고 한다"며 "고승들은 대개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소를 즐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비호를 받는 고승들은 노년에도 극진한 대접을 받았는데, 음식도 최상의 것만 섭취했을 것"이라며 "60대 이전에 사망한 승려는 특정한 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70세 이후 사망한 경우에는 원인이 대부분 노환이었을 것"이라며 80세를 넘겨 입적한 승려들은 죽음의 준비를 마친 뒤 편안히 죽음을 맞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고승의 질병 기록을 살펴 당나라 유학 중에 질병을 앓거나 근골격계 질환과 중풍으로 고생한 승려가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승은 당대에 퍼진 의학지식에 해박한 편이었고, 질병을 치유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예컨대 낭혜 무염은 독송과 주문으로 위독한 왕의 심신을 편안히 하는 일을 했다.
이 교수는 "나말여초 고승들은 약언(藥言)이 되는 부처의 말씀을 통해 사회 혼란기에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기도 했다"며 "우울함이나 근심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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