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아래서 도박이라니…청주 중앙공원 무질서 행위 여전

천경환 / 2026-01-11 07: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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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흡연 포함 지난해 경찰 신고만 283건…흉기 소지자도
청주시, '압각수' 천연기념물 지정 맞아 질서 관리 강화한다
▲ 청주 압각수, 천연기념물 된다 (서울=연합뉴스) 900년 넘게 생명력을 이어오며 충북 청주를 지켜온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2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자연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동식물유산분과 회의에서 '청주 압각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안건을 검토해 가결했다. 사진은 청주 압각수. 2025.11.26 [청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중앙공원 무질서 행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천연기념물 아래서 도박이라니…청주 중앙공원 무질서 행위 여전

음주·흡연 포함 지난해 경찰 신고만 283건…흉기 소지자도

청주시, '압각수' 천연기념물 지정 맞아 질서 관리 강화한다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청주시가 중앙공원에 있는 은행나무 '압각수(鴨脚樹)'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맞아 공원 내 질서 관리를 한층 강화한다.

상습 도박, 음주 행위 관련 민원이 그치지 않는 데다 최근에는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검거되는 일까지 발생해서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중앙공원 압각수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지정 예고를 했다.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는 이달 중 심의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순께 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압각수는 수령이 약 900살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로, 높이가 23.5m, 둘레는 8.5m에 이른다.

고려 말 이색, 권근 등 10여명이 모함을 받아 청주옥에 갇혔다가 홍수로 고을이 물에 잠기자 압각수에 올라가 목숨을 건졌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여자 주인공 동은(송혜교)이 바둑을 배우는 장면이 중앙공원에서 촬영되면서 대중적으로도 알려졌다.

중앙공원에는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에 갔다가 돌아오며 수개월간 머물렀을 때 과거시험을 관장하고 합격자 방도 써 붙였다는 한옥 목조 건물 망선루(望仙樓)도 있다.

역사적·문화적 유산이 가득하지만, 현재 공원 풍경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많다.

고령의 노인들이 모여 윷놀이를 즐겨하는 곳인데, 판돈이 오가는 도박판으로 번지거나 시비 끝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례가 잇따른다.

공원은 음주·흡연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관련 안내 현수막도 설치돼 있으나 막걸리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상시 목격된다.

지난해 5월에는 윷놀이 도박(판돈 110만원)을 한 5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최근에는 60대 남성이 술에 취한 채 흉기를 들고 배회하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1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공원에서 접수된 112 신고 건수는 283건에 달한다.

도박·폭력 등 범죄 신고가 181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행패 소란, 시비 등 질서 유지 관련 60건, 소음 등 기타 28건, 주취자 관련 11건 순이었다.

시는 압각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중앙공원 내 질서 관리 강화 방안을 시행한다.

우선 음주·흡연 신고가 들어오면 그동안의 계도 위주 대응에서 벗어나 즉시 단속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과태료 부과를 위한 신분증 제시 요구 등에 불응하면 경찰에 인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행성 오락 행위와 관련해서는 문화유산 보호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시 관계자는 "놀이 수준을 넘어 윷놀이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은 문화·자연 유산 수리 및 보존에 초점을 맞춰 조치해 왔다면 앞으로는 공원 내 무질서 행위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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