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6개월 원불교 미국총부 최고지도자…"'신심있는 사람' 중심 교화 매진"
"코로나, 우리에게 성찰 요구…새 대통령, 당파 초월해 국민 위한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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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원불교 미국총부의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활 종교인 원불교가 실용적인 미국에 가장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교화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2.3.17 ryousanta@yna.co.kr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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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용적인 나라 미국에 원불교가 가장 잘 맞을 것"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원불교 미국총부의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활 종교인 원불교가 실용적인 미국에 가장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교화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2.3.17 ryousanta@yna.co.kr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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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원불교 미국총부의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활 종교인 원불교가 실용적인 미국에 가장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교화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2.3.17 ryousanta@yna.co.kr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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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산 미국종법사, 연합뉴스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원불교 미국총부의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는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생활 종교인 원불교가 실용적인 미국에 가장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현지 교화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2022.3.17 ryousanta@yna.co.kr (끝) |
죽산 미국종법사 "'생활 종교' 원불교, 실용적 미국에 잘 맞아"
출범 6개월 원불교 미국총부 최고지도자…"'신심있는 사람' 중심 교화 매진"
"코로나, 우리에게 성찰 요구…새 대통령, 당파 초월해 국민 위한 길 찾아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2021년 9월 원불교 미국총부가 공식 출범했다. 소태산 대종사가 1916년 원불교를 창시한 지 106년 만이다.
미국총부의 출범은 한국 토종 종교인 원불교가 독자적인 자치권을 가진 미국 현지 총부를 중심으로 교법의 현지화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총부는 미국 동·서부 교구를 중심으로 캐나다, 중남미를 포함한다. 교당이 28개, 뉴욕 인근 원다르마센터와 필라델피아의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등 15개 기관이 속해 있다.
미국총부의 중심에는 죽산 황도국 미국종법사가 있다. 미국총부 출범과 함께 출·재가교도들의 추대로 초대 미국종법사에 올랐다.
그는 과거 원음방송 이사장, 군종특별교구장, 서울교구장 등을 지냈다. 퇴임 이후 미국에서 교령으로 활동하며 원불교 교도들의 신행을 지도하다 미국종법사로 현지 교화 현장의 총책임을 맡게 됐다.
지난 2월 일시 귀국한 그를 16일 원불교 서울교구가 있는 소태산기념관에서 만났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원불교의 미국 현지화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생활 속 명상, 마음챙김으로 불리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미국에서 시공을 초월한 원불교의 신행생활이야말로 현지인들에게 가장 잘 맞는 종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실용적인 사회입니다. 과학문명이 잘 발달해 있지요. 하지만 과학문명이 발달한다는 것은 동시에 정신이 분할돼, 거기서 마음의 고통이 생긴다는 것을 뜻합니다. 마음을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지요. 이런 면에서 미국은 생활 종교인 원불교 교법이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봅니다. 직장이면 직장, 가정이면 가정, 학교면 학교, 시공을 초월해서 신행할 수 있습니다. 무시선무처선(無時禪 無處禪)입니다."
'무시선무처선'은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서 참선을 하라는 뜻이다. 원불교 수행방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가장 발달한 사회일수록 정신문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그 간극을 무시선무처선, 생활 속 참선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원불교 미국총부가 수행처이자 훈련원으로 삼고 있는 원다르마센터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뉴욕 인근에 원다르마센터가 있다. 이곳은 원불교가 세운 곳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는 티베트,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각국 명상가, 참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원불교 교인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명상, 수행을 원한다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서부에 들어설 원다르마센터도 마찬가지로 마음의 치유를 원하는 이들이 드나들며 원불교 교법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진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서 신행생활에 나서는 수행처가 될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죽산 종법사는 수없이 많고 높은 칸막이로 구분된 '종교의 틀'이 미국에서 사라질 것으로 봤다. 특정 종교의 교리만을 따르는 신행생활보다는, 개인이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따라 신행생활을 찾고 따르는 방식으로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종교 신행자들이 스스로 종교 간 벽을 허무는 일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종교적인 틀, 도그마가 강한 반면에 미국은 유연합니다. 뉴욕 인근의 원다르마센터에는 원불교인뿐만 아니라 기독교인, 가톨릭교인, 유대교인까지 서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와서 법회에 참석하고 헌금을 내지요. 삶에 어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니 이곳에 와서 명상하는 것입니다. 과거처럼 종교를 구분 짓고, 서로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삶에 필요한 종교가 (이들에게) 중요한 게 된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죽산 미국종법사는 원불교 미국총부를 '신심있는 사람' 중심으로 꾸려 교화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후로 대부분 종교행사가 비대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교단이나 시설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 전파를 우려해 종교행사를 온라인으로 바꾼 뒤로 헌금이 크게 줄었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이를 두고 그는 "과거처럼 교당을 지어서 교화활동을 해 왔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가야 하나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교당) 건물이 없어도 장소는 빌려 쓸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는 '틀'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신심있는 사람, 사람 중심으로 간다면 종교가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같이 공부하며 삶의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헌금이 줄면 어렵지 않겠는가?) 줌(zoom)으로 해도 정말 감동하면 스스로 (헌금을) 냅니다. 그런 문화가 돼야지, 종교가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종교가 자꾸 돈과 결부될수록 타락하게 될 것입니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극도로 악화했을 때 총부를 총책임지는 자리에 추대됐다.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고, 세상 전망은 흐릿하고 불투명했다. 코로나가 모든 분야에 악영향을 준 만큼 현지 교화활동도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 사태를 '전화위복', '성찰'과 연결 지었다.
코로나의 발생에는 과학문명 발달의 부정적 측면이 끼친 영향이 있고, 이런 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자신을 성찰해 삶의 형태를 바꿔 가는 것"이라며 "삶의 틀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한 바이러스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 선거로 정권교체가 된 것을 두고는 "여야 떠나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잘못한 것은 지적하고 반대하며 나가야 한다"면서도 "걱정되는 것은 양쪽으로 갈라져 싸우는 것인데, 정치적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죽산 미국종법사는 "그래도 정치가 더디지만, 열린 구조로 가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대통령이 됐으면 당파를 초월해 같이 협력하고, 국민을 위해서 어떤 길이 옳은지 찾아봤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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