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취재남 감성녀

임형두 / 2021-12-16 08: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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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닮은 듯 다른 우리




[신간] 취재남 감성녀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닮은 듯 다른 우리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 취재남 감성녀 = 정학구·이수경 지음.

저자들은 '여행 마니아'인 언론인 부부다. 퇴직을 앞둔 남편의 안식년에 아내는 장기 휴가를 얻어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전국여행을 떠났다. 책은 '현장'을 좋아하는 남자와 '역마살' 있는 여자의 '동상이몽' 여행기다.

여행은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해안, 서울, 휴전선, 동해안을 거쳐 부산까지 전국을 'ㅁ'자형으로 순회하는 역사문화 기행이었다. '취재남'인 남편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어쩌면 외면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를 역사의 편린들을 중심으로 찬찬히 들여다봤고, '감성녀'인 아내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수목원, 박물관, 미술관, 공원 조형물 등 문화예술에 흠뻑 빠져들었다.

책에서는 제주 삼별초의 흔적을 시작으로 4·3사건과 여·순사건의 처절함, 광주항쟁의 뜨거움, 서울 남영동의 눈물, 부산 민주화운동의 발자취 등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가평 아침고요수목원과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매력, 강릉 정동진역의 풍광, 포항 호미곶의 오붓한 정경에도 공감하게 된다.

남편 정씨는 지난해 8월 연합뉴스에서 정년퇴직하고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아내 이씨는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뒤 현재까지 언론인으로 몸담고 있다.

해피북미디어. 304쪽. 2만원.

▲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 =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유지현 옮김.

인류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 다른 유인원과 인간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인류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저자는 이런 진화생물학의 물음에 '어머니', '다른 사람들', '상호 이해', '대행 부모', '협동 번식'이라는 핵심어로 해답의 실마리를 찾는다. 어머니 홀로 자식들을 키워야만 했다면 호모 사피엔스는 결코 진화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다.

다른 유인원과 달리 호모 사피엔스 진화는 혁명적 양육 방식의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물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먹이를 스스로 얻을 수 있기까지 인간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 인류는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 대략 18년이 걸리고 그동안 약 1천300만 칼로리를 소모한다. 어머니 혼자서 감당하기가 너무나 버거운 것. 그래서 나온 게 사냥꾼 가설과 섹스 계약 가설이다.

저자는 이런 패러다임을 뛰어넘는다. 그가 말하는 전형적이고 자연스러운 홍적세(洪積世) 가족은 친족을 기반으로 하고 아이를 중심으로 이뤄진 집단으로, 음식과 물이 있는 곳뿐 아니라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 다른 가족 구성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을 중심으로 모인다는 것이다. 요컨대 공감, 배려, 협력, 초사회성 등은 양육 방법의 혁명적 변화에서 기원했다.

에이도스. 540쪽. 2만5천원.

▲ 닮은 듯 다른 우리 = 김영웅 지음.

아이들의 부족한 모습을 발견한 엄마와 아빠는 망설임 없이 "쟤는 누굴 닮아 저랄까?"라며 서로에게서 이유를 찾곤 한다. 자녀들은 자신의 못난 모습을 원망하며 '나는 대체 누굴 닮아서 이러지'라며 부모를 탓한다. 책은 이런 익숙한 질문에서 시작해 갖가지 궁금증을 기초 생물학 관점에서 풀어본다.

'센트럴 도그마'는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유전자가 DNA에서 RNA를 거쳐 단백질로 전달된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원리다. 저자는 이 센트럴 도그마에 대해 설명하고, 대단히 치밀할 듯한 DNA 복제과정도 100퍼센트 완벽한 건 아니라고 짚는다.

책은 '나는 누굴 닮았을까?', '우리는 어떻게 다를까?', '인간은 왜 특별할까?'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선율. 248쪽. 1만5천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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