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소녀의 특별한 만남…영화 '쁘띠 마망'

강애란 / 2021-09-22 08: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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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쁘띠 마망'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쁘띠 마망'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쁘띠 마망'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소녀의 특별한 만남…영화 '쁘띠 마망'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 "나 비밀이 있어. 내 비밀이면서, 네 비밀이기도 해."

영화 '쁘띠 마망'은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와 함께 시골집에 내려온 8살 넬리를 따라간다. 넬리는 엄마가 어린 시절 만들었다는 오두막을 찾아 숲속을 헤매던 중 엄마와 이름이 같은 동갑내기 친구 마리옹을 만나게 된다.

숲속에서 만난 두 소녀는 똑 닮은 얼굴을 하고 있다. 단숨에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낀 이들은 친구가 된다. 다리 수술을 앞두고 엄마에게도 감추고 있던 불안감을 넬리에게 털어놓는 마리옹과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우울해하는 엄마를 걱정하는 넬리는 서로에게 위로를 건넨다.

넬리와 마리옹의 특별한 관계는 조금씩 베일을 벗는다. 숲속을 가로질러 위치한 두 소녀가 머무는 집은 구조는 물론, 벽지, 가구까지도 똑같다. 게다가 마리옹의 엄마는 넬리의 할머니의 유품과 같은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다. 넬리는 두 사람 사이의 믿을 수 없는 비밀을 깨닫게 되고, 마리옹에게 이를 알린다.

영화는 칸영화제 수상작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이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으로 떠오른 셀린 시아마의 연출작이다. 두 여성의 로맨스를 다룬 이 영화와 시아마 감독의 성장 3부작으로 불리는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정체성과 욕망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모녀 관계를 바탕으로 전 세대가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감정을 불러온다. 외할머니와 손녀딸, 그리고 엄마로 이어지는 친밀감은 8살 넬리와 마리옹의 관계에 투영된다. 두 사람은 어떤 사건에 휘말리거나, 갈등을 빚고 이를 극복하는 일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존재감을 느낀다.

영화에는 넬리와 마리옹, 넬리와 엄마가 포옹하거나 함께 침대에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친구이자 자매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은 엄마가 딸에 대해 품는 모성애와는 다른 두 사람 사이의 따뜻한 유대감을 전한다. 넬리(조세핀 산스)와 마리옹(가브리엘 산스)을 연기한 배우들은 실제 쌍둥이 자매로 영화에 특별함을 더한다.

인물 사이의 감정을 전하는 영화는 차분하고 섬세하지만, 서사 기반의 작품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다음 달 7일 개봉. 상영시간 72분. 전체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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