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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만에 새 소설집 '가정 사정' 낸 조경란 작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작 소설 '가정 사정'을 출간한 소설가 조경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7.21 ryousanta@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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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작소설 '가정 사정' 출간한 조경란 작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작 소설 '가정 사정'을 출간한 소설가 조경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7.21 ryousanta@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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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조경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작 소설 '가정 사정'을 출간한 소설가 조경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7.21 ryousanta@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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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즈 취하는 조경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연작 소설 '가정 사정'을 출간한 소설가 조경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7.21 ryousanta@yna.co.kr |
4년 만에 새 소설집 낸 조경란 "가족 문제는 늘 관심사였어요"
첫 연작소설 '가정 사정'…"우리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 것"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가족 문제는 늘 관심사였어요. 인간이 태어나면 어쩔 수 없이 가족을 갖고,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어떤 문제가 개인적 책임의 차원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제에 직면하고 건너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등단 27년째를 맞은 소설가 조경란(53)이 여덟 번째 소설집이자 가족 문제를 주제로 한 첫 연작소설 '가정 사정'(문학동네)으로 돌아왔다. 2018년 단편소설집 '언젠가 떠내려가는 집에서' 이후 4년 만으로, 총 8편이 실렸다.
조경란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가족은 선택할 수도 없고, 버리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것"이라며 운을 뗐다. "개인적 관심사와 사회적 관심사가 맞물리는 지점에 흥미가 있다"는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글을 써 내려갔다고 했다.
어느 날 동네 식당 앞에 '가정 사정으로 쉽니다'라고 붙은 안내문을 보고선 "순간적으로 몸과 사고가 정지됐다"고 회상했다. 개인 사정이 아니라 가정 사정은 무엇일까, 세상에 많은 가정 사정이 있지 않을까 등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모든 가족 문제를 아우르는 문구 '가정 사정'은 결국 표제작이 됐다.
소설집 속에서 가족의 모습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한 차양 밑에 모여 서로 무심히 다른 쪽을 바라보는 사람들('가정 사정')이고, 구성원의 갑작스러운 부재를 견디며 사는 남은 자들('양파 던지기' 등)이며,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는 이름('내부 수리중')이다. 쉽게 상처 주지만 가장 편하고 힘이 되는 관계로 그려진다.
표제작 '가정 사정'은 불의의 사고로 엄마와 남동생을 잃은 정미가 아버지와 처음 맞는 둘만의 새해를 그린다. 불꽃놀이 여파로 고층 빌딩에서 떨어진 종이 꽃가루를 치우는 경비원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미묘하게 어긋나 보이면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을 암시한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기태와 연호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내부 수리중'은 조경란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꼽은 작품이다. 사고로 두 손가락이 잘린 기태는 불편한 손이지만 아내의 손을 맞잡는다. 모든 일이 좋아질 리 없지만 서로 의지하고 이겨내길 바라는, 내부 수리 중인 가게 안의 사람들을 향한 조경란의 마음이 묻어난다.
"23번 환자가 다녀갔다"는 것에서 시작하는 '개인 사정'에선 원치 않는 사흘간의 휴가를 얻어 대구로 떠나는 여성 인주가 주인공이다. 인주는 최근 발생한 '완도 일가족 사망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의 피해자로 다행히 살아남았다. 조경란이 탈고 마지막까지 계속 고친 소설로, 제목도 '우(右)로 굽은 길'에서 바꿨다.
그는 원래 소설집을 5월에 내려고 했다가 미뤘다. 7편의 소설을 써놓고 전체 구조를 살피자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고, 세 여성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방향 걷기'를 추가했다. 유년 시절 엄마에 의한 가정폭력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 있는 딸 미석의 심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다.
각각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조경란과 비슷한 50세 전후 중년 여성이다. 조경란은 특별한 기술이 있거나 전문직에 종사하지 않는 한 일용직이나 단순 업무 보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며, 일자리를 잃어가는 이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그는 "내가 20대엔 주인공이 20대, 30대엔 30대였다"며 "나와 가깝고 더 안타까운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원고 수정단계에서야 주인공들이 나와 같이 나이가 들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며 웃었다. '작가의 말'에 쓰려다가 빠뜨린 내용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을 쓰며 쉰이 됐다며 "소설 하나 좋다고 여기까지 와버렸다"고 했다.
이어 "작가에게는 자신과 이웃, 사회를 바라보는 3가지 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전 소설집이 자신을 지나 이웃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는 과도기였다고 한다면 이번 소설집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웃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된 것 같다. 이제 진짜 소설가가 되려나 보다"고 덧붙였다.
조경란은 올해 가을에 단편소설 1편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작품을 쓸 계획이다. 2010년 발표한 장편소설 '복어'에 이어 내년 겨울쯤 삶을 버리려고 하는 일가족 이야기를 그린 두 번째 장편도 오랜만에 내놓을 예정이다.
"'다정한 인사'가 들어 있다고 느끼면 좋겠어요. 옆에서 내 삶을 지지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 한 명은 있지 않을까 하는 인사를 건네고 싶네요. '더 살아가야지. 오늘은 힘들었지만, 내일을 기대해 봐야지' 이런 마음이에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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