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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소설가의 영화' [전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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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원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혜영의 카리스마로 경쾌해진 홍상수의 '소설가의 영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가 서울 근교 도시의 서점을 찾는다. 연락을 끊고 잠적한 후배 세원(서영화)이 운영하는 곳이다.
세원과 대화를 나누며 서점에서 시간을 보낸 준희는 그 도시의 공원에 있는 유명한 전망대를 찾았다가, 언젠가 함께 일할 뻔했던 감독(권해효)과 그의 아내(조윤희)를 만난다.
셋은 함께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이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유명 배우 길수(김민희)를 마주친다. 감독 부부가 먼저 자리를 뜨고 준희는 길수에게 팬이었다며 함께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해 같이 식사하다가 세원의 서점에서 벌어진 술자리에 합류하게 된다. 그곳에는 준희와 한때 어울렸던 시인 선배(기주봉)도 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 영화 '소설가의 영화'다.
짧은 여행과 우연한 만남, 일상적인 대화를 끊임없이 변주해 온 홍 감독이 내놓은 또 하나의 '홍상수 표 소품'이다. 각본과 촬영, 편집, 음악을 모두 홍 감독 혼자 담당했고, 조명 스태프 없이 저화질로 촬영한 영상은 때때로 노출도 포커스도 맞지 않는다.
최근의 전작들에 비하면 가벼운 듯 정곡을 찌르는 농담과 큰 웃음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배우 이혜영의 이미지와 카리스마에 기댄 면이 크다.
홍 감독과 처음 작업한 지난해 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에서 배우 상옥을 비교적 차분하고 사색적인 톤으로 연기했던 이혜영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소설가 준희를 보다 직설적이고 화끈한 매력으로 그려낸다.
실제 배우 이혜영에게서 보는 이미지 그대로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서로 '카리스마 있다'는 인상평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만든다.
'당신 얼굴 앞에서'에는 출연하지 않고 제작실장을 맡았던 김민희는 유명 배우 길수 역을 맡아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홍 감독은 종종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에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싣곤 했지만, 등장인물이 감독과 배우이다 보니 현실과 떼어놓고 보기 더욱 어려운 장면들도 있다. 실제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연상되는 설정과 대사를 능청스럽게 가져다 쓰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세간의 시선에 항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안 찍은 지 오래됐고, 앞으로도 안 찍으려고 한다"는 길수에게 감독이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무 아깝다"고 말하자, 직설적인 준희의 입을 빌어 "아깝다는 게 무슨 말이냐. 돈 버는 영화를 찍어야 잘 사는 거냐"고 호되게 비난하는 식이다.
기분이 상해 돌아서는 감독 부부 뒤에 대고 준희는 "소리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잠시 높아졌던 긴장을 바로 가볍게 털어낸다.
감독의 아내는 남편의 영화를 두고 "맑아졌다"고 말하고, 감독은 "전에는 강박이 많았는데 많이 사라졌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준희가 "좋아하는 배우를 가장 편한 상태에 놓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모습을 온전히 기록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홍 감독의 실제 작업 스타일 그대로다. 이번 영화는 홍 감독과 김민희가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도 하남에서 촬영했다.
소규모로 다작하는 홍 감독의 작품이 매번 등장하는 배우들 얼굴만큼이나 서로 비슷비슷해 보이는 것처럼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 또한 '자기 색깔'과 '자기 복제'라는 극단적 평가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박 대신 가벼운 웃음을 더해 훨씬 편안해진 건 분명하다.
4월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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