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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의원개원칙서 [박재갑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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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박재갑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에서 열린 한글서체전 '함께 쓰고 함께 그리다' 전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자 글꼴도 만든 암박사 박재갑…서울대병원서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암박사'로 잘 알려진 박재갑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73)는 지난해 한글날을 앞두고 직접 개발한 한글 글꼴 '재민체(在民體)'를 모든 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도록 공개했다.
그는 서울대병원 시계탑 건물 로비에 걸린 대한의원개원칙서(국가등록문화재 제449호) 속 한글 글꼴에 매료돼 국민대 김민 교수팀과 함께 칙서의 한글 필체를 바탕으로 폰트를 만들었다.
국한문 혼용인 대한의원개원칙서는 1908년 대한제국 순종 황제가 서울대병원의 전신인 대한의원 개원일에 내린 칙서다.
박 교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재민체 한자 글꼴도 개발했다. 이를 기념해 2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한의원 의학박물관에서 특별전 '함께 쓰기 - 한글과 한자, 개원칙서에서 한글재민2.0으로'를 연다.
박 교수와 김 교수 팀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한자 재민체로 KS표준한자 4천888자를 완성했다. 개원칙서에서 123자, 국한문혼용 외교문서에서 176자를 발췌해 기본 구조를 설계하고 중국 서체 등을 참고해 한글 재민체와 잘 어울리는 한자 글꼴을 찾았다.
박 교수는 1일 "우리말 어휘 상당수가 한자어여서 그 뜻을 쉽게 이해하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한글과 한자 병기가 필요한 때가 있다"며 "특히 고문헌 인용문이나 지명, 인명과 같은 고유명사 및 동음이의어의 경우에는 한글 표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한자 글꼴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한 벌의 디지털폰트가 완성되려면 한글과 함께 한자, 영자, 숫자와 문장부호 등이 일관된 모습을 갖춰야 하지만 개발이 어려워 기존 폰트에서는 대부분 한자가 제외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글을 사랑해야지 왜 한자 글꼴을 만드느냐고 오해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한글을 사랑할수록 한자를 알아야 한다. 한글을 우리 한글 안에 포용해서 거느리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4일까지인 특별전에서는 대한의원개원칙서의 한글과 한문을 재민체로 쓴 작품, 삼일독립선언서 원문과 번역본을 각각 재민체로 쓴 작품, 대한민국임시헌장 원문을 재민체로 쓴 작품 등 9점이 전시된다.
암 연구 권위자인 박 교수는 국립암센터 설립을 주도했고, 흡연에 대한 인식과 문화를 바꾸기 위한 금연 운동을 펼쳤다. 의학 외에도 종교와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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