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영화 '킹 리차드' 포스터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 영화 '킹 리차드' 속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 영화 '킹 리차드' 속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 ▲ 영화 '킹 리차드' 속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빈민가 흑인 아버지는 어떻게 '테니스 여제' 자매를 키워냈을까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아버지 이야기 담은 영화 '킹 리차드'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위대한 스포츠 스타 뒤에는 위대한 부모가 있기 마련이다.
박미희씨는 헌신적인 지원으로 피겨스케이팅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서 '연느님' 김연아 선수를 키워냈고, 박성종씨는 직업을 바꿔가며 아들을 뒷바라지해 박지성 선수를 '맨유 레전드'로 기억되게 했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세계 여자 테니스계를 제패한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에게는 아버지 리차드가 있었다.
미국의 빈민가에 살면서 이렇다 할 직업도 없는 그가 딸들에게 '귀족 스포츠'인 테니스를 가르친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매의 재능을 믿었던 그는 끝까지 테니스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고, 덕분에 '백인 스포츠'인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쓴 흑인 여성 선수가 둘씩이나 탄생할 수 있었다.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감독이 연출한 영화 '킹 리차드'는 이런 리차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스포트라이트를 자매가 아닌 리차드에게로 옮겨 그가 어떻게 딸들을 세계 정상 자리에 올려놨는지 그 과정에 주목했다.
오는 28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리차드(윌 스미스 분)는 비너스(사니야 시드니)와 세리나(데미 싱글턴) 자매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들을 테니스 스타로 키우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동네 안에서는 마약과 폭력, 살인이 난무하고 밖에서는 인종차별이 당연시된 환경에서 자란 그는 딸들에게만큼은 '존중받는 인생'을 선물해주고 싶다. 하지만 늘 그렇듯 돈이 문제다. 경비원으로 일하며 버는 돈은 비싼 수강료를 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리차드는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테니스 코치들에게 딸들을 직접 데려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수강료 없이 가르쳐줄 것을 제안한다. 미래의 스타 두 명을 한꺼번에 잡을 기회를 주겠다며 얼굴 두꺼운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아버지의 끈질긴 노력으로 스타 코치의 도움을 받게 된 비너스는 주니어 대회에도 참가한다. 무료 코치를 구하지 못한 세리나는 어머니 오라신(안저뉴 엘리스)과 연습하며 꿈을 키운다.
경기장 안팎에서 윌리엄스 가족은 철저한 이방인이다. 선수들과 그 가족, 코치 심지어 심판까지 모두 백인인 이곳에서 주눅이 들 법도 하지만 리차드는 "우리가 너무 멋져서 쳐다본다"며 딸들을 격려한다. 경기를 앞둔 비너스에게는 세상의 모든 흑인 소녀들을 네가 대표하는 것이라고 자부심을 심어준다.
비너스는 주니어 대회에서 연전연승하며 트로피를 수집한다. 리차드는 뿌듯하면서도 승리에 도취한 딸이 걱정스럽다. 어렸을 때부터 큰돈을 만진 스타 선수가 마약에 빠져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결코 어우러질 수 없는 두 인생, 평범한 10대 소녀로서의 삶과 모두의 주목을 받는 주니어 선수로서의 삶 사이의 갈등이 이어진다.
그는 결국 딸들을 주니어 대회에 참가시키지 않고 실력이 무르익었을 때 프로로 곧장 데뷔시키기로 한다. 돈과 명성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직 딸들을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이 선택은 몇 년 후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 덕분에 '킹 리차드'는 극적인 전개와 감동적인 서사로 가득하다. 배우들이 제 몫을 해내 생생함을 더했다. 리차드 역 캐스팅 1순위였던 윌 스미스는 때로는 따뜻한 아버지로, 때로는 엄한 코치로 역할을 바꿔가며 세심한 연기를 보여준다.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탄 그는 아카데미에서도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있다.
테니스를 한 번도 쳐보지 않았던 시드니와 싱글턴은 주 5회 고된 훈련을 받은 끝에 실감나는 경기 장면을 완성했다. 왼손잡이인 시드니는 오른손잡이인 비너스를 연기하기 위해 오른손으로 테니스 치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윌리엄스 자매가 직접 나서 이들에게 테니스 자세를 가르치기도 했다.
오는 24일 개봉. 상영시간 144분. 12세 관람가.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