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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컴온 컴온' [찬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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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밀스 감독과 배우 호아킨 피닉스 [게티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컴온 컴온' 감독 "어른 세상 바꾸는 어린이 힘 보여주려"
저널리스트와 9살 조카의 동행…마이크 밀스 "호아킨 피닉스 정말 재밌는 사람"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조니(호아킨 피닉스 분)는 여동생의 부탁으로 9살 조카 제시(우디 노먼)를 잠시 돌보게 된다.
결혼한 적도, 아이를 돌본 경험도 없는 조니는 똑똑하고 엉뚱한 제시와 일상을 보내고 취재 여행을 함께하게 된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컴온 컴온'은 조니와 제시의 여행을 따라가며 아이라는 새로운 우주를 만난 어른에게 찾아온 조용하고도 큰 변화를 흑백 화면에 차분하게 담아냈다.
영화 '조커'의 강렬한 연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호아킨 피닉스와 그에 못지않게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 아역 배우 우디 노먼이 따뜻하고 놀라운 여정을 이끈다.
개봉에 앞서 화상으로 만난 마이크 밀스 감독은 "부모로서 내 아이를 양육하며 가졌던 경험, 내 주변의 어린이들과 교감하면서 느낀 것들을 반영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영화에서 제시는 고아가 되고 싶어하고 종종 고아 연기를 한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음모론을 좋아하고, 주말이면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크게 틀어놓고 듣는다. 아빠가 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도, 엄마가 임신 중단 경험이 있다는 것도 안다.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이 캐릭터에 대해 밀스 감독은 "그렇게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리버럴하면서도 보헤미안 같은 백인 소년의 전형"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라고 항상 귀엽고 순수하고 유치한 것만은 아니다. 내 아이만 하더라도 무거운 펑크록을 좋아하고, 우디 역시 데스 메탈을 좋아한다"며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인 '레퀴엠'을 즐겨듣는 제시를 변호하기도 했다.
엄마에게조차 '너무 사랑하지만 견디기 힘든 존재'인 제시로 인해 변화하는 건 결국 조니다. 감독은 조니의 변화를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고 부드러워진 것 같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내가 가진 이 세상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내가 구축해 온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어린이의 힘과 순수성을 표현하고 싶었죠."
밀스 감독은 전작 '비기너스'(2010)와 '우리의 20세기'(2016)에서도 부모로부터 영감을 받은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왔다. 사춘기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의 20세기'는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컴온 컴온'은 삼촌과 조카의 관계가 가장 큰 줄기를 이루지만, 그 안에 모자와 모녀 관계, 남매 관계, 부부 관계까지 아우른다.
감독은 "한 개인에게 가족은 우주나 다름없다"며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삶을 대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굉장히 중요한 삶의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제가 가족을 이야기할 때는 생물학적인 관계만으로 한정 짓지도 않아요. 나를 사랑해주고 보살펴줬던 사람들이라면 다 가족이 되는 거죠. 피로 연결된 엄마, 아빠만이 아니라 유년 시절에 내가 누구와 함께했는지에 따라 이후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모든 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정의되는 것 같습니다."
조니와 제시의 일상과 대화가 영화의 한 축이라면, 라디오 저널리스트인 조니가 대도시를 다니며 다양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이 또 다른 축이다.
아이들은 제시만큼이나 엉뚱하거나 특이하고, 때로 어른스럽고, 때로는 딱 아이다운 말들로 놀라움을 안긴다. 어른의 기대나 환상이 투영된 대본을 읽고 연기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실제 그 도시에 사는 아이들을 섭외해 대본 없이 진행한 인터뷰다. 영화 안에 다큐멘터리가 녹아 들어간 셈이다.
감독은 제시라는 주인공 한 명의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가진 아이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통해 현실성을 부여하고 풍성함을 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에게 하는 질문은 내가 썼지만, 피닉스가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스팅한 아이들은 특별히 공부를 잘하는 뛰어난 학생들이 아니라 자기 이야기를 할 의지가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었다"고 했다.
또 "인터뷰가 진정성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아이들과 대화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면서 인터뷰를 진행해 준 배우의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존중해주고, 아이들에게 어떤 권한을 주면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어른들은 해야 하는 이야기를 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자기가 생각하는 걸 이야기하니 더 재미있고, 흥미롭고, 통찰력도 있죠."
함께 일하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피닉스에 대해 그는 "단순한 사람은 아니다"라면서도 "굉장히 재미있고 사랑스럽다"고 했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 테이블에서 리딩도 많이 하고 캐릭터뿐 아니라 영화 전반에 관해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친구이자 동료로 느껴졌죠. 특히 피닉스는 아역 배우 출신이어서 우디의 상황을 잘 이해해줬어요. 우디가 연기를 주도하면 상대 배우인 피닉스와 카메라 감독까지 모두 우디에게 반응하는 방식이었는데, 굉장히 효과가 좋았죠. 피닉스는 굉장히 관대하고 똑똑할 뿐만 아니라 정말 웃기고 재미있는 사람인데 그건 잘 안 알려진 것 같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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