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 SK 부크 "한국 생활 3년째…이제는 고향 같아요"

김동찬 / 2020-11-30 06:47:08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 슈팅하는 SK호크스 부크라조비치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27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2020-2021 SK핸드볼 코리아리그 SK호크스와 상무피닉스와의 경기에서 SK호크스 부크라조비치가 점프슛을 하고 있다. 2020.11.27 kw@yna.co.kr

▲ 부크 라조비치 [촬영= 김동찬]

남자 핸드볼 SK 부크 "한국 생활 3년째…이제는 고향 같아요"

(청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안쪽, 바깥쪽, 마무리, 배고파…."

남자 실업 핸드볼 SK 호크스에서 뛰는 몬테네그로 출신 외국인 선수 부크 라조비치(32·등록명 부크)는 올해로 한국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장수 외국인 선수'다.

'혹시 할 줄 아는 한국어가 있느냐'고 묻자 경기 도중 자주 쓰는 "안쪽, 바깥쪽, 마무리"와 같은 말을 하더니 '생활 용어'인 "배고파"까지 해 보였다.

부크는 27일 충북 청주에서 개막한 2020-2021 SK핸드볼 코리아리그 개막전 상무와 경기에서 6골을 넣어 팀의 26-23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16년 2월 창단한 SK가 이번 시즌 코리아리그에서 첫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부크의 존재다.

194㎝의 큰 키로 피봇을 맡아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부크는 2018-2019시즌 코리아리그 사상 최초의 외국인 선수로 한국 코트를 밟았다.

예전 핸드볼 큰잔치 시절에는 외국인 선수가 있었지만 2011년 코리아리그가 출범한 이후로는 부크가 남녀를 통틀어 '1호 외국인 선수'로 SK와 계약했다.

29일 열린 하남시청과 경기에서는 수비 쪽에 치중하며 블록슛을 4개나 기록했지만 득점이 없었고, SK는 하남시청에 21-23으로 졌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몬테네그로로 돌아가 아내,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7월 말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크는 "한국 생활이 3년째라 이제 고향처럼 느껴진다"며 "한국 핸드볼은 물론 생활에도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동갑인 아내 바르바라 역시 핸드볼 선수로 현재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활약하고 있다. 9살 아들 루카는 엄마와 함께 지낸다.

부크는 "와이프는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팀에서 뛰고 있다"고 소개하며 "벌써 4개월째 루카와 만나지 못하고 있어 아쉽지만 이것이 인생"이라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프로 선수로서의 외로움을 덤덤히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는 상무와 첫 경기를 마친 뒤 "오늘은 공격에 치중했는데 우리 팀 선수층이 풍부하기 때문에 팀의 전략에 따라 수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팀에서 바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SK는 부크를 영입한 이후 두 차례 시즌에서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최근 5시즌 연속 우승을 독식한 '라이벌' 두산의 벽을 넘어야 한다.

부크는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할 뿐, 내가 몇 골을 넣느냐는 의미가 없다"며 "올해는 꼭 우승을 차지해 마지막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웃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