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노는' 한국계 힙합 그룹 1300 "진지하지 않은 게 매력"

김예나 / 2022-04-29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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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놀고 싶은 음악 만드는 게 목표"…새 음반 '포린 랭귀지' 발매
▲ 한국계 힙합 그룹 1300 [1300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계 힙합 그룹 1300 [1300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국계 힙합 그룹 1300 [1300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서 '노는' 한국계 힙합 그룹 1300 "진지하지 않은 게 매력"

"함께 놀고 싶은 음악 만드는 게 목표"…새 음반 '포린 랭귀지' 발매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전하고 싶은 메시지요? 그냥 누군가 우리를 봤을 때 '저 사람들이랑 같이 놀고 싶다' 이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하하" (고요)

호주 시드니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힙합 그룹 1300(일삼공공)에게 '어떤 음악을 하고 싶냐'고 묻자 난데없이 '뽀로로'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떤 생각 없이 그저 노는 게 제일 좋다는 뜻에서다.

라코(rako), 고요(goyo), 달리 하트(DALI HART), 너디(Nerdie), 포카리 스웨트(pokari sweat) 등 20대 한인 청년 5명이 뭉친 힙합 그룹 1300이 29일 새 음반 '포린 랭귀지'(Foreign Language)를 발표한다.

싱글 형태로 먼저 선보였던 '올드보이'(Oldboy), '록스타'(Rockstar) 등을 포함해 모두 13곡으로 꽉 채운 음반은 정규 1집으로 내놓아도 손색없어 보이지만 정규가 아닌 '믹스 테이프'(비정규 음반)이다.

고요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번 믹스 테이프는 '이게 1300이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데 집중한 프로젝트"라며 "정규 1집은 나중에 곡의 완성도를 더한 뒤 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보통 스튜디오를 올 때마다 1∼2곡, 기분이 좋을 때는 3곡까지도 작업하는데 지금까지 쌓아둔 노래가 정말 많다"며 "이 가운데 듣는 분들과 같이 나누며 놀고 싶은 곡 위주로 모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어'라는 뜻의 음반 이름은 그들이 작업한 곡 가사에서 따왔다.

라코는 "예전에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 호주에서 활동하는 래퍼 2명이 왔었는데, 한국어를 모르는 이 친구들이 녹음 과정을 묵묵히 보다가 '포린 랭귀지'라는 가사만 알아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1300은 국내 팬들에게는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힙합 음악계에서는 제법 알려진 팀이다.

이들은 지난해 발표한 데뷔 싱글 'Brr'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5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되며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래퍼 팔로알토와 릴보이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라코는 "우리는 그저 음악하는 친구들이고, 재밌게 노는 친구들"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1300만의 음악에 관해 설명해달라는 말에 "진지하지 않은 게 핵심"이라며 "멤버들 모두 '센 척'을 못한다. 어떤 '척'을 할 바에는 재밌게 노는 게 나은 것 같아서 최대한 즐겁게 음악 작업하고 있다"고 웃었다.

호주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그룹이라는 '테두리'에서 오는 혼란은 없을까.

달리 하트는 "호주와 한국 어느 것 하나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양쪽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유분방하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며 "혼란스럽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라코는 "팬들이 좋아하는 음악적 성향도 약간 다르다"며 "한국 팬들은 기분 좋은 음악을 좋아하지만, 호주에서는 얼마나 그 곡을 듣고 놀 수 있느냐에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1300 멤버들은 어서 빨리 한국과 호주 무대에 올라 신나게 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한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이들은 오는 6월 한국에 들어와 음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주일만 쉬어도 무대는 늘 그리운 공간이에요.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니깐요. 한국에서도 꼭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멋있게는 아니더라도 재밌게는 할 수 있거든요." (라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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