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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양한 에스파 '새비지' 챌린지 틱톡 영상들 [틱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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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숏폼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역주행에 성공한 가수 이무진 [연합뉴스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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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방 [연합뉴스TV 제공] |
코로나19 시대 히트곡 공식…숏폼은 뜨고 노래방은 지고
틱톡 등 숏폼 콘텐츠 흥행, 음반 제작부터 고려…거리두기에 노래방 영향력은 약화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겟미 겟미 나우 겟미 겟미 나우 쯔쯔쯔쯔'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이 한 구절이 올 하반기 가요계를 강타했다.
신예 걸그룹 에스파의 첫 미니음반 타이틀곡 '새비지'(Savage)는 중독성 강한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이 팬들의 귀를 사로잡으며 음원 차트를 장기간 석권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구절은 틱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각종 '챌린지'로 재생산되면서 '롱런'의 밑거름이 됐다.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는 다이버가 물속에서 '쯔쯔쯔쯔' 춤을 추는 영상부터 뉴욕 한복판에서 에스파의 춤을 추는 영상까지 각종 챌린지가 넘쳐난다.
26일 가요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히트곡 경연장' 역할을 하던 노래방이 주춤하면서 짧은 훅을 소재로 하는 숏폼 콘텐츠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소미가 올해 8월 발표한 '덤덤'(Dumb Dumb)은 발매 직후 24시간 동안 틱톡에서 짧고 강렬한 후렴구와 따라 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를 결합한 '덤덤 챌린지' 영상이 2만8천여 개를 기록하는 등 온라인에서 인기몰이했다. '덤덤 챌린지' 해시태그(#dumbdumbchallenge)가 달린 영상들의 총 조회 수는 6천840만 회를 넘겼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댄스곡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JTBC '싱어게인'으로 이름을 알린 가수 이무진은 5월 발표한 자작곡 '신호등'이 틱톡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3개월이 지난 8월 역주행 끝에 음원 차트 정상을 밟았다.
특히 '신호등'은 이무진 측이 공식적으로 챌린지를 진행하거나 유도하지 않았음에도 누리꾼들이 자발적으로 가사에 맞춰 다양한 색의 옷을 바꿔 입는 영상을 올리며 흥행에 불을 붙였다.
발매 후 6개월이 훌쩍 지난 현재 '신호등' 음원을 활용해 만들어진 틱톡 영상 수는 약 5만 개에 육박할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백선아 틱톡 마케팅 총괄은 "누구나 쉽게 숏폼 영상을 창작할 수 있는 틱톡은 K팝 팬들이 아티스트와 함께 K팝 콘텐츠를 만드는 적극적인 형태의 팬덤 문화를 만들었다"며 "단순히 음악을 듣거나 아티스트의 영상을 시청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 K팝 팬들은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래지자 가요 기획사들은 음반 제작 과정에서부터 이 같은 숏폼 콘텐츠를 의식하거나, 발매 후 가수가 적극적으로 '인맥'을 활용해 숏폼 챌린지를 유도하기도 한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음악이나 안무 같은 콘텐츠를 제작할 때 팬들이 함께 재생산하며 즐길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한다"며 "숏폼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SM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생산하는 프로슈머(소비자 겸 생산자)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홍보와 지원을 펼치는 프로젝트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권은비가 올해 8월 첫 솔로 음반 '오픈'(OPEN)을 내놨을 때 강혜원, 김민주, 이채연 등 한국 동료는 물론 야부키 나코와 혼다 히토미 등 아이즈원 일본인 멤버들까지 타이틀곡 '도어'(Door) 챌린지에 참여해 의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과거 이른바 '18번' 노래를 통해 입소문을 이끌던 노래방은 코로나19에 따른 거리 두기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노래방 업체 TJ노래방의 지난달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위 가운데 올해 발표된 곡은 '신호등'(1위), '추억은 만남보다 이별에 남아'(2위), '시간을 거슬러'(3위) 등 3곡에 불과했다. 나머지 4∼10위 곡은 '좋니'(2017년), '소주 한 잔'(2003년), '포장마차'(2019년) 등 과거에 발표된 노래들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1월에는 이와 대조적으로 당시 기준 1년 이내에 발표된 곡들이 상위 10위 가운데 무려 9개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노래방 방문자가 급감하면서 '노래방 인기곡 = 현재 인기곡'이라는 공식이 깨졌다는 설명이 가능한 부분이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숏폼 콘텐츠로 인기를 끈 노래들이 멜론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아이돌 그룹 음원에 한정되지 않고 팝, 랩,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곡에서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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