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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비뼈 형태가 앙상하게 드러난 수달 [촬영 유형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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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통 부분의 털이 빠진 수달 [촬영 유형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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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낮 도심지 하천에서 먹이 찾는 수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8일 강원 강릉 시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남대천에서 야행성인 천연기념물 수달이 한낮에 먹이를 찾고 있다. 2023.9.18 yoo21@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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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통 부분의 털이 빠진 강릉 남대천 수달 [촬영 유형재] |
[유형재의 새록새록] 그동안 수달에게 무슨 일이?…안타까운 재회
털 빠져 갈비뼈 형태 그대로 드러나…먹이 풍부해지는 가을 건강 되찾길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재회의 반가움보다는 안타까움과 애처로움만 느낀 다소 슬픈 만남이었다.
최근 강원 강릉 시내 한복판을 흐르는 남대천에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몇 달 만에 만났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그 만남은 유쾌하지 않았다.
태풍 카눈을 비롯해 지난여름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남대천에 물이 엄청 많이 불고 상류에서 커다란 나뭇가지 등 각종 쓰레기 등이 쏟아져 내려와 수달의 안부가 궁금했던 터라 더 그랬다.
수달이 자주 모습을 보이던 곳은 물줄기가 바뀔 정도였고 수위가 늘었다 줄었다 변하면서 오염이 심해진 곳도 있었다.
그런 변동 많은 여름을 잘 견디었을 거라 하는 기대로 그동안 수달이 모습을 보였던 몇 곳을 주말과 휴일마다 찾았다.
헛걸음을 몇차례 한 최근의 어느 주말 멀리서 물가에 있던 쇠백로와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새들이 날아오르고 작은 물고기들이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등 갑자기 한쪽이 요란하더니 수달이 나타났다.
수달은 남대천 생태계 최상위의 포식자다.
수달이 나타나면 주변의 야생생물은 모두 긴장한다.
남대천 수달은 일반적인 수달이 주로 야간에 활동하는 것과 달리 한낮에도 자주 모습을 보인다.
수달은 이날 물과 접한 갈대숲을 뒤지며 미꾸라지 등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이동하고 있었다.
가끔 머리만 물 밖으로 내놓을 뿐 물속에서 먹이활동으로 바빴지만, 먹이 사냥은 신통치 않아 보였다.
그러다 물이 얕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몸 전체가 한순간 드러났다.
한낮이라 그런지 매우 빠르게 움직였지만, 몸통 부분에 갈비뼈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날 정도로 털이 많이 빠져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털이 빠진 몸통 부분은 다른 곳과 확연히 구별될 정도로 상태가 매우 심해 보였다.
나중에 사진을 보니 다른 곳도 털도 듬성듬성 빠져 있는 곳이 있었다.
털갈이를 하는 것인지, 치열한 영역 싸움을 하다 입은 상처인지, 아니면 피부병인지 알 수 없었다.
수달은 그 뒤에도 1∼2차례 더 관찰됐지만 겨우 작은 미꾸라지만 잡아먹는 모습만 목격돼 사냥하는 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비뼈 형태가 드러난 몸통 부분은 아직 그대로였다.
그러나 사냥하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가끔 물 밖으로 머리를 드러내며 물을 터는 힘찬 모습에서는 안도감도 들었다.
곧 연어가 회귀해 먹잇감이 풍부해지는 가을과 추운 겨울을 잘 견뎌 남대천 생태계 최상위의 위엄을 되찾기를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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