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음악제 개막공연 지휘자 "우크라 침공은 인류에 대한 범죄"

임동근 / 2022-03-26 09:03:29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우크라 출생 핀란드인 스타솁스카…"관객 반응 뜨거워 행복"
▲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 지휘한 달리아 스타솁스카 (통영=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핀란드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지난 25일 저녁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이 끝난 뒤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25.

▲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 지휘한 달리아 스타솁스카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 (통영=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핀란드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지난 25일 저녁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이 끝난 뒤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3.25.

통영음악제 개막공연 지휘자 "우크라 침공은 인류에 대한 범죄"

우크라 출생 핀란드인 스타솁스카…"관객 반응 뜨거워 행복"

(통영=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지난 25일 저녁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에는 화려한 불새가 그려진 옷을 입은 말총머리 여성 지휘자가 무대에 올랐다. 그가 열정적으로 움직일 때마다 기다란 말총머리와 불새는 음악과 함께 춤을 췄다.

이날 공연이 끝난 직후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38)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전혀 몰랐는데 존경하는 진은숙 선생님(통영음악제 예술감독)이 초청해주셔서 참가하게 됐다"면서 "이번 축제에서 지휘하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관객 반응이 아주 뜨거워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윤이상의 음악을 잘 알고 있고, 존경하는 작곡가"라면서 "콘서트홀이 아름답고 소리도 좋아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스타솁스카는 카리스마 넘치고 역동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지휘자로 알려졌다.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음악교육을 받고 핀란드의 전설적인 지휘자 요르마 파눌라·레이프 세게르스탐 등을 사사했으며, 여성 지휘자로서 두 번째로 2018년 노벨상 수상 기념 음악회를 이끌었다. 현재 핀란드 라티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영국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 그는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플레이: 레벨 1'과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불새' 모음곡을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연주하고,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를 세계적인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와 협연으로 선보였다.

스타솁스카는 "세 곡은 각기 다른 테크닉과 접근을 요구한다"며 노먼의 음악은 굉장히 테크니컬하고 까다로운데 유머가 많은 작품이어서 재미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스트라빈스키는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어서 편안했고, 드보르자크는 최고의 거장 연주자와 협연해 영광이었다고 했다.

진은숙 음악감독과는 5년 전 처음 만났다고 한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재학 중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후 존경하게 됐으며, 진 작곡가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마리스 고토니를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고 한다.

"진은숙은 우리 시대 최고의 작곡가 중 하나로 한국인이 정말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거장입니다."

스타솁스카는 핀란드 탐페레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 지휘를 공부했다. 여러 악기를 배웠지만 그는 결국 지휘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그는 "헬싱키 필하모닉에서 비올라도 연주했는데, 원래 좋아하던 관현악곡을 들으면서 지휘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도전했는데 나에게 맞는 것 같아 지휘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솁스카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태어난 직후 에스토니아로 이주해 살다가 5살 때부터 핀란드에서 성장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그는 "정말 비극이다. 선량한 사람들이 많이 죽어가는데, 이건 인류에 대한 범죄다.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 평화를 원할 뿐인데, 이런 파괴적 행위는 용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더 단결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 이런 전쟁 범죄를 지치지 않고 계속 반대하면 결국 우크라이나가 이길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의 남편은 핀란드 헤비메탈 밴드 '스트라토바리우스'의 베이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라우리 포라다. 남편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외증손자이기도 하다.

그는 부부가 각기 다른 음악을 하는 데 대해 "음악이면 모두 통한다. 표현은 달라도 똑같은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 때 처음 내한한 그는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이 즐거워 "꼭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Most Popular

K-POP

K-DRAMA&F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