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쌍릉 소왕릉 재정비…훼손 지형 복구·탐방로 개설해 공개

성도현 / 2021-04-01 09: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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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 쌍릉 소왕릉 발굴조사 사진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익산 쌍릉 항공 사진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익산 쌍릉 소왕릉 재정비…훼손 지형 복구·탐방로 개설해 공개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문화재청은 전북 익산시와 백제왕도 핵심 유적 보존·관리사업의 일환으로 이달 익산 쌍릉(사적 제87호) 소왕릉 재정비를 시작해 오는 7월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익산 쌍릉은 대왕릉과 180m 떨어진 소왕릉으로 구성된다. 대왕릉과 소왕릉은 설화 서동요(薯童謠) 주인공으로 익산에 새로운 백제를 세우려 한 무왕(재위 600∼641)과 그의 부인 선화공주가 각각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익산 쌍릉을 조사했지만, 기록이 빈약해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가 2017~2019년 문화재청과 익산시의 지원을 받아 다시 발굴조사를 한 바 있다.

대왕릉 조사에서는 규모와 축조기법을 볼 때 백제 왕릉급 무덤이 확실시된다는 평가가 있었다. 다만 소왕릉 피장자에 대해서는 선화공주, 사택적덕의 딸, 또 다른 인물일 가능성이 모두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왕릉 조사 결과 대왕릉과 같은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돌방무덤)으로 확인됐고, 시신을 수직으로 안치하는 무덤 양식과 달리 수평으로 무덤방으로 옮겨 안치하는 양식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덤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흙을 다시 파내 만든 길도 확인됐다.

이 밖에 봉분 남쪽에 길고 네모진 돌을 다듬고 3분의 2 정도를 흙에 묻어 반원에 가깝게 설치했던 것과 묘도(墓道·무덤으로 통하는 길) 앞 지형 상당 부분이 현대에 깎여 나간 것도 조사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재정비에서는 석렬(石列, 돌을 일렬로 쌓은 것)을 노출하고 묘도 앞 훼손된 지형을 복구해 무덤 앞쪽으로 탐방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그간 시민들은 무덤 뒤쪽에서 입장했다"며 "이번 재정비로 고대 백제의 장례 행차가 지나간 길을 통해 소왕릉 앞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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