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멎을 듯 아름다운 '망령의 군무'…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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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프레스콜 3막 장면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허서명과 솔리스트 조연재가 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라 바야데르' 프레스콜에서 3막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10.29 hyun@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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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 포스터 [국립발레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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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립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이 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라 바야데르' 프레스콜에서 3막 '망령의 군무'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10.29 hyun@yna.co.kr |
베일벗은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웅장한 러시아 발레의 향연
2013년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연출…원작과 같은 듯 다른 무대
숨 멎을 듯 아름다운 '망령의 군무'…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발레 팬들을 설레게 할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국립발레단은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라 바야데르' 프레스콜을 열고 3막 전 무대를 언론에 공개했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지난달 27∼29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세세한 연출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안무와 무대세트에 집중했지만, 국립발레단은 러시아 발레의 웅장함과 세심함을 강조했다. 1877년 '클래식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페티파가 만든 원작을 토대로 한 유니버설발레단과 달리, 국립발레단은 러시아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2013년 창작한 새로운 버전의 안무를 사용했다.
국립발레단은 막과 막 사이에 음악만 흐르던 장면과 마임으로만 구성됐던 장면에 춤을 채워 넣었다. 발레 움직임이 풍성하게 추가되면서 단조로운 극 구성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또 화려한 무대 연출보다는 주인공의 인물 묘사와 함께 조연에게도 존재감을 부여한 기획이 돋보였다.
두 작품은 결말에서 더욱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은 주인공 '니키아'와 '솔로르'가 망령의 세계에서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국립발레단은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솔로르'가 회한의 독백으로 여운을 남기며 극을 마쳤다. 영혼의 재회라는 상투적인 결말을 거부하고,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 관객이 극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국립발레단은 하이라이트인 3막의 '망령들의 군무'에선 원작의 연출을 그대로 따랐다. '망령들의 군무'는 독살된 '니키아'를 만나기 위해 '망령의 세계'를 찾은 '솔로르'의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으로, '백조의 호수'의 '밤의 호숫가'와 '지젤'의 '윌리들의 숲'과 함께 3대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 발레)으로 꼽힌다.
흰색 의상을 입은 32명의 무용수가 총 46번의 아라베스크(한 다리로 선 채 나머지 다리를 뒤로 들어 올려 쭉 뻗는 동작)를 선보이며 정교하게 빚어내는 군무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이날 프레스콜에 참여한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들의 춤과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솔로르'를 연기한 수석무용수 허서명과 '니키아'로 무대에 오른 솔리스트 조연재는 3시간 공연 내내 완벽한 파드되(2인무)를 선보였다. '솔로르'와 '니키아'의 사랑을 방해하는 '감자티'의 안수연도 안정적인 춤사위로 본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프레스콜에는 불참했으나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발레스타 박세은과 김기민도 본 공연에선 각각 '니키아'와 '솔로르'로 출연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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