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짚불에 태우는 다다키 [사진/성연재 기자] |
![]() |
| ▲ 야스베 만두 [사진/성연재 기자] |
![]() |
| ▲ 도미밥 (왼쪽) [사진/성연재 기자] |
![]() |
| ▲ 사누키 우동 [사진/성연재 기자] |
![]() |
| ▲ 할머니들의 산골 음식 [사진/성연재 기자] |
[여행honey] "다이어트는 포기하세요" 시코쿠(四國) 음식기행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일본은 남북으로 가늘고 긴 4개의 큰 섬으로 구성된 나라다.
길고도 다양한 지형의 해안선과 깊은 숲, 계곡 등 특유의 자연환경은 고유의 음식을 발달시켰다.
그 가운데서도 혼슈와 세토나이해를 접하고 있는 시코쿠(四國)에는 독특한 음식들이 많다.
◇ 고치현 히로메시장의 다다키
시코쿠 최남단 고치현 고치시 중심부에 있는 히로메(ひろめ)시장은 시코쿠 음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시장 내부 넓은 광장에는 테이블이 즐비하고 사방에는 음식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생맥주잔을 기울인다.
내국인 관광객들도 많지만, 외국인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가장 유명한 곳은 가쓰오(가다랑어) 다다키 식당인 묘우진마루(明神丸)다.
가다랑어 회 겉면을 강한 짚불로 그을려 먹는 가쓰오 다다키는 이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곳은 오전 10시쯤 문을 여는데 개점 10여분쯤 전에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개점과 동시에 가쓰오를 짚불에 굽는 '불 쇼'가 펼쳐진다.
이 모습은 현지인들에게도 무척이나 인기가 높다.
이곳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음식은 다다키를 이용한 스시인 도사마키다.
도사는 도사견의 고장으로 유명한 고치현의 도시 이름이다.
도사마키는 다다키를 넣어 김으로 감싼 다다키 김밥인 셈이다.
큼직한 다다키가 들어가 있어 맛과 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 야간 포장마차에서 먹는 고치현 만두
교자(만두)는 일본에서도 인기 높은 음식이다.
만두는 중국에서 온 음식이지만, 고치현의 교자는 피가 무척 얇다는 점이 독특하다.
중국식 만둣국인 완탕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얇은 만두피를 기름에 지지면 바싹하게 익는다.
씹으면 선선한 재료가 충실히 든 만두소와 만두피 질감이 대조를 이룬다.
정통 교자는 한꺼번에 익혀 한 세트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히로메시장에는 유명한 교자 전문점이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야스베(安兵衛) 교자의 분점이다.
본점은 야간에 방문하면 전형적인 일본 포장마차(屋台)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본점에는 '포장마차와 교자와 맥주는 고치현의 문화'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포장마차에서 한잔 걸치는 것을 좋아하는 고치현 사람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마스터가 우렁찬 목소리로 고객의 주문 내용을 부르면 종업원들이 주문 내용을 복창하며 교자와 라면, 어묵 등을 내온다.
◇ 에히메의 명물 '도미밥'
에히메현은 매년 일본 국내 도미 어획량 1위를 기록하는 고장이다.
단단하고 쫄깃한 육질을 가진 도미는 우리나라에서도 낚시와 요리 어느 쪽에서도 최고의 생선으로 꼽는다.
예로부터 에히메현에서는 도미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발전돼 왔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타이메시라고 불리는 도미밥이다.
도미밥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밥을 지을 때 도미를 같이 넣어 쪄 먹는 방법이다.
다른 한 가지는 다 된 밥 위에 날달걀을 풀어 도미회, 소스, 고명을 넣어 섞어 얹어 먹는 방법이다.
대게의 한국인들은 도미를 넣어 찐 도미밥을 선호하는 편이다.
에히메현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솥밥 형태로 도미밥을 내온다.
밥 위에는 도미 몇 점과 야채, 그리고 김이 올려져 있다.
세트 메뉴로는 우동 또는 각종 야채와 새우 등의 튀김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
에히메 남부 우와지마 지역에서는 후자의 방식으로 먹는다.
도미회를 소스에 살짝 담가서 밥에 얹어 먹는 방식이라 어쩌면 회덮밥과 비슷하다고 봐도 된다.
도미 본연의 고소함과 쫄깃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 '우동현' 가가와현의 사누키 우동
일본에서 우동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 중에서 인기가 많은 면 요리 중 하나이다.
'우동현'이라고 불리는 가가와현에서 탄생한 사누키 우동은 탱탱한 면발이 특징이다.
사누키(讚岐)는 가가와의 옛 이름이다.
사누키 우동은 아키타의 이나니와 우동, 구만의 미즈사와 우동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우동으로 불린다.
사누키 우동 본고장의 맛을 찾아 이곳을 찾는 국내 여행객도 많다.
사누키 우동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가게마다 먹는 방법과 우동이 꽤 다르다.
다카마쓰의 유명한 리츠린(栗林)공원 정문 인근에는 사누키 우동 우에하라야(上原屋) 본점이 있다.
이곳은 육수와 토핑을 추가해 나만의 우동을 만들고 튀김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셀프 우동 전문점이다.
뜨거운 물에 탱탱한 면을 살짝 넣어 뜨겁게 만든 뒤 육수를 붓는다.
이때 너무 익히면 맛이 없어지니 유의해야 한다.
이곳은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렌터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근의 또 다른 우동집인 바카이치다이(手打十段 うどんバカ一代)는 우동에 버터를 비벼 먹는 우동이 인기 있다.
자칫하면 약간 느끼할 수 있지만, 통후추가 묘하게 맛을 바로잡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곳도 인근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렌터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도쿠시마 산골 음식
일본 서부에 있는 시코쿠 내 4개 현 중 하나인 도쿠시마현의 북서부는 일본에서 가장 오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입지 덕분에 12세기 말에는 헤이케(다이라) 가문의 은신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일본 3대 비경' 중 하나로 불리는 계곡이 있다.
가파른 계곡에 초가지붕이 곳곳에 보이는 이 지역은, 300년 전의 생활 양식이 지금도 소중히 계승되는 곳이 많다.
기암괴석이 수십km 이어진 오보케 계곡을 따라 요시노강이 흐른다.
일본인 가운데서도 시코쿠에 이러한 웅장한 계곡이 존재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계곡 상류는 더 작은 계곡으로 이어지고 차가 더 이상 교행하지 못하는 작은 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 즈즈키(つづき)상점을 만날 수 있다.
70∼8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은 손수 산골짜기를 다니며 귀한 버섯 등을 채취한다.
손으로 직접 만든 메밀국수와 함께 진한 맛을 내는 산나물, 사슴고기 등을 튀겨낸다.
단체의 경우 소바 면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3년 1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