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된 아모링·알론소·마레스카의 공통점…"구단 문화와 충돌"

이영호 / 2026-01-15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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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결과보다 구단주·팬이 바라는 팀의 방향성에 부합 필요"
▲ 맨유와 결별한 후벵 아모링 감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첼시에서 경질된 엔초 마레스카 감독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레알 마드리드와 계약을 해지한 사비 알론소 감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질된 아모링·알론소·마레스카의 공통점…"구단 문화와 충돌"

ESPN "결과보다 구단주·팬이 바라는 팀의 방향성에 부합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감독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구단의 모델과 브랜드에 부합하고 구단주와 팬 모두가 팀의 방향성에 대해 기분 좋게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15일(한국시간) 최근 잇달아 사령탑을 경질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첼시(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빅클럽의 '깜짝 행보'를 분석하며 "구단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진짜 교훈은 문화적 충돌"이라는 진단을 내려 눈길을 끈다.

빅클럽 사령탑 '릴레이 경질'의 스타트는 첼시가 끊었다.

첼시는 2024년 6월 지휘봉을 잡은 엔초 마레스카 감독을 지난 2일 전격 경질했고, 사흘 뒤 맨유는 후벵 아모링 감독과 14개월 만에 결별을 선택하더니 지난 13일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해 여름 선임한 사비 알론소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하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 3명의 사령탑은 모두 재임 기간 18개월을 넘기지 않았고, 임명 당시 촉망받는 차세대 지도자로 평가받았으며 결별 당시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축구계에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ESPN은 "경질된 감독들은 모두 40대 전직 플레이메이커 미드필더 출신이다. 결과와 기대치가 경질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진짜 교훈은 근본적으로 구단과의 문화적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 클럽들은 감독이 구단의 유전자(DNA)와 브랜드 색깔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최상위 레벨의 구단에서는 이런 요소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과가 자리를 보장한다는 오래된 통념은 사라졌다. 3명의 사령탑이 구단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는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결과 때문에 경질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선 마레스카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첼시를 EPL 6위에서 4위로 끌어올렸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경질될 때 첼시는 EPL 6위였다.

또 아모링 감독은 지난 시즌 EPL 15위로 추락했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으로 팀을 이끌었다. 경질 당시 팀은 EPL 6위였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해 7월 클럽 월드컵 4강 진출 성과를 냈고 이번 시즌 라리가 2위를 달리고 있었다.

ESPN은 "3명의 사령탑 모두 A급 성과는 아니라도 합격점은 되는 성적이고, 최소 이번 시즌까지는 버틸 수 있을 걸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단들은 중도 경질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결별을 선택했다. 구단들은 감독과 개인적·정서적 단절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마레스카 감독은 첼시에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왔다고 말해왔고, 경질 이후에도 구단주, 테크니컬 디렉터, 의료진과 관계가 악화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첼시의 모델은 영입한 유망주를 키워내 이적료 수입을 올리면서 성적을 내는 것이나 마레스카 감독은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아모링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고집하면서 구단 출신 레전드들로부터 '맨유 DNA' 결여를 지적받아왔다.

여기에 "나는 코치가 아니라 매니저"라는 발언으로 구단 고위층의 심기를 건드린 게 경질의 이유가 됐다.

알론소 감독의 경우는 오랫동안 '선수 관리형 사령탑'으로 번성해온 레알 마드리드가 전술에 집중한 '시스템 사령탑'을 영입했다는 점이 패착이라는 분석이다.

슈퍼스타로 가득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감독이 설계한 정교한 전술보다 '인간 치트키' 선수들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플레이가 더 좋은 결과를 낼 때가 많았다. 알론소 감독은 부임 이후 레알 마드리드의 정체성이 없어졌다는 비판도 들었다.

ESPN은 "빅클럽에겐 감독이 최소 목표를 달성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구단의 모델과 브랜드에 부합해야만 한다"라며 "감독은 구단주와 팬 모두 팀의 방향성을 기분 좋게 느껴지게 해야만 한다. 구단은 주변에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면 행동에 나서게 된다. 그것이 2026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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