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묘소 팔릴 위기에 쏟아진 일제강점기 성금편지 문화재된다

김용래 / 2022-05-30 11: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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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묘소 보존·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등 등록예고
▲ 아산 현충사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소선·박순이 편지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순신묘소 팔릴 위기에 쏟아진 일제강점기 성금편지 문화재된다

충무공 묘소 보존·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등 등록예고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일제 강점기이던 1931년 이순신 장군 묘소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외 동포들이 성금을 쾌척하며 작성한 편지 등 기록물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30일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들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位土·문중에서 조상의 제사 경비 마련을 위해 농사 짓는 땅)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외 동포들이 민족 성금을 모은 '현충사 중건운동' 당시 작성된 편지와 기타 기록물이다.

1931년 충무공 이순신의 묘소가 경매로 일본인 손에 넘어갈 지경에 처하자 송진우·정인보 등은 이충무공유적보존회를 조직해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전국적으로 답지한 성금을 기반으로 현충사 사당을 다시 건립하는 사업이 진행되었고, 1932년 6월 5일 낙성식과 함께 영정 봉안식이 거행됐다.

모금 운동에는 1932년 3월까지 국내외 2만여 명과 400여 단체가 동참했고, 당시 화폐가치 기준으로 약 1만6천원이 모였다.

당시 성금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밥 짓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낸 서소선·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돈(1원), 점심을 굶고 모은 돈(11원)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의 사연이 담겼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미주, 멕시코지역 한인·유학생 등 기부자들의 다양한 사연도 담겨 있다.

다른 관련 기록물에서는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된 현충사의 중건 결의, 현충사 기공 후 이듬해인 1932년 6월 5일 낙성식 개최 등 지출내역 전반도 파악할 수 있다.

이들 유물은 충무공 고택 창고에 보관돼 오다가 2012년에 발견됐다. 일제강점기에 전 민족을 결집시켰던 성금 모금에서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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