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향토문화연구소 "가난도 역사…사실 재현에 최선 다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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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촌문화체험존 주막의 안주상 [촬영 배연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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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촌문화체험존 너와집의 고급 [촬영 배연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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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틀? 베틀? [촬영 배연호] |
옛 산촌 화전민 주막에서 고급 한복 입고 고명 듬뿍 삼계탕을?
강원 태백시 65억 투입 조성 검룡소에 재현한 산촌문화체험시설
태백향토문화연구소 "가난도 역사…사실 재현에 최선 다했어야"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문화유산과 관련해 자주 인용되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구절을 뼈저리게 느꼈다."
강원 태백시가 조성한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의 산촌문화체험존을 둘러본 김강산 태백향토문화연구소장은 "향토문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촌문화체험존은 너와집, 굴피집, 귀틀집 등 산촌이었던 옛 검룡소 일대 주민의 생활 모습을 재현한 관광지다.
김 소장은 38년 전인 1984년 한강발원지인 검룡소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 산속 깊숙이 들어와 살 수밖에 없었던 화전민들의 주거시설이 너와집이고, 당시 지리생태원 자리 일대에는 4채 정도 있었다"며 "그러나 당시와 비교하면 재현된 너와집은 고급 전원주택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겠지만, 사실 접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의식주(衣食住)를 통해 만들어지는 한 국가의 문화는 바로 역사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의 지적처럼 집안에 설치된 인형들은 모두 고급스러운 한복을 입고 있다.
김 소장은 "땅을 찾아 깊은 산속까지 옮겨온 농민들의 의복은 삼베옷이었다"며 "그것도 굵은 실로 엉성하게 엮는 삼베옷이었다"고 말했다.
깨끗한 사각형 그릇, 깔끔하게 담긴 김치, 고명 듬뿍 얹은 삼계탕 등 주막의 안주상에 대해서도 그는 "옥수수와 감자가 전부였던 과거 검룡소 주민의 모습이 전혀 아니다"며 "가난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이자 문화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안 벽에 걸어둔 생활용품의 설명도 엉터리"라며 한숨 쉬었다.
그는 '배틀'로 표기한 전시용품은 '베틀'의 부품 중 하나이고, 맞춤법도 '배틀' 아닌 '베틀'이라고 설명했다.
검룡소 첫물 지리생태원은 태백시가 국·도·시비 65억 원을 투입해 2019년 말 조성했다.
사업 목적은 중부내륙권 지리 관광의 시발점 역할을 하는 관광명소 개발이다.
넓이 5만2천여㎡의 터에 발원지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검룡 스토리존과 한강 유역의 역사·문화를 테마로 한 첫물 지리·산촌문화체험존으로 구성됐다.
김 소장은 7일 "오류는 또 다른 오류를 낳기 때문에 모르면 자료를 찾아보고, 전문가에게 자문해야 한다"며 "문화유산의 재조명은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 가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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