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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레 쫓아내는 김광현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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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현 [AP=연합뉴스] |
벌레 방해에도 집중했는데…김광현, 그래서 더 아쉬운 피홈런
동료 부상 교체와 실책에도 꿋꿋…긴 이닝 의지 보였으나 강판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지난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패전하고 경기 중 벌어진 돌발 상황들에 흔들렸다고 인정했다.
당시 3회까지 잘 던지던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가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흔들렸다. 마차도는 다음 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땅볼에 2루를 달리다가 2루수의 수비를 방해하는 듯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결국 만루를 허용했고, 밀어내기 볼넷 2개를 연거푸 내준 뒤 강판당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심판의 볼 판정도 자기 생각과 달랐고, 수비 실책과 상대 주자의 수비방해로 보이는 플레이까지 나왔다며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 같다", "여러 가지 일들이 4회에 일어났다"고 아쉬워했다.
일주일을 쉬고 25일 다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이번에도 여러 변수와 싸웠다.
김광현은 2회까지 35개의 공으로 안타 2개만 내주고 빠른 리듬으로 아웃카운트를 지웠지만, 3회말 무사 2루에서 동료의 부상으로 잠시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타구를 잡다가 다친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가 한동안 통증을 호소하다가 결국 저스틴 윌리엄스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광현의 리듬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광현은 다음 타자 팀 앤더슨을 직접 투수 땅볼로 처리했고, 애덤 이튼과 요안 몬카다를 3루수 파울플라이,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하며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4회말에는 볼넷 2개를 던져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다음타자 루리 가르시아에게도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져 자칫 만루에 처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직구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내 풀 카운트를 이끌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결정구를 준비하던 김광현에게 난데없이 벌레가 날아들었다.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팔을 휘저으며 벌레를 내쫓았다. 쉽게 물러나지 않은 벌레 때문에 김광현은 잠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김광현은 피식 웃었고, 더그아웃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웨인라이트도 웃음을 터트렸다.
상황을 정리하고 마운드를 되찾은 김광현은 다시 가르시아와 승부에 집중했다.
시속 약 134㎞(83.4마일)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한 김광현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사인을 주고받은 뒤 가르시아를 파울팁 삼진으로 처리했다. 시속 약 126㎞(78.3마일) 체인지업이었다.
김광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지난 등판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광현은 5회말 1루수 맷 카펜터의 실책으로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이튼의 땅볼에 유격수 에드문도 소사가 공을 더듬는 바람에 병살 기회를 놓쳤지만, 김광현은 몬카다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광현은 6회말 무사 1루에서 마이크 실트 감독의 교체 의사를 거절하고 마운드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김광현은 야스마니 그란달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다음 타자 앤드루 본에게 좌월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시속 약 125㎞(77.6마일) 체인지업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흔들렸다. 가르시아에게 볼넷을 내주고 씁쓸하게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불펜 폰세 데 레옹이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김광현의 이날 투구는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 그리고 패전(1승 2패)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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