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20주년…내부 반대 의견에도 온라인 개최

오보람 / 2022-03-31 13:56:41
  • facebookfacebook
  • twittertwitter
  • kakaokakao
  • pinterestpinterest
  • navernaver
  • bandband
  • -
  • +
  • print
후원사 판도라티비 플랫폼 무비블록으로 상영…'사업화' 지적도
▲ 제20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포스터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판도라티비·무비블록, 아시아나단편영화제 후원 왼쪽부터 안성기 광화문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손숙 이사장, 판도라티비 김경익 대표, 무비블록 강연경 대표.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로고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20주년…내부 반대 의견에도 온라인 개최

후원사 판도라티비 플랫폼 무비블록으로 상영…'사업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GISFF)가 온라인 개최 및 상금 규모 확대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한다.

그러나 후원사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판도라티비의 대표이사가 신임 영화제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자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작품을 상영하기로 하면서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가 후원사 '사업'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는 2003년 국내 최초의 국제경쟁 단편영화제로 출발해 신인 감독 등용문 역할을 해온 대표적 단편영화제다.

그러다 영화제 시작 때부터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 아시아나항공이 후원을 종료하면서 지난해 영화제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후 판도라티비와 판도라티비의 독립영화 플랫폼 무비블록이 새 후원사로 나서 제19회 영화제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애초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였던 이름도 영화제 거점 역할을 한 '광화문'을 넣어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로 바꾸며 새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판도라티비 측이 올해부터 영화제를 온라인으로만 개최할 의지를 피력하고, 기존 사무국 관계자들은 오프라인 영화제를 고수하면서 의견 충돌이 빚어졌다.

논의 끝에 제20회 영화제는 오는 5월 24일부터 온라인으로 열리게 됐다.

그 과정에서 최근 손숙 이사장, 안성기 집행위원장이 사임하고 신임 이사장으로 판도라티비 김경익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광화문에 위치했던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사무국도 성남 판교 판도라티비 사옥 내 사무실로 옮겼으며 업무 역시 판도라티비 직원들이 보고 있다.

판도라티비 관계자는 손 이사장과 안 위원장의 사임과 관련해 "영화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것에 있어서 의견 차이가 있었다"면서도 "아시아나영화제에서 광화문영화제로 개편하며 자연스럽게 이사회도 교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년 동안 오프라인으로 진행돼온 영화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판도라티비 측은 '작품의 다양성'을 이유로 들었다. 오프라인 영화제에서는 출품작 중 1∼2%만 상영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1차 예심을 통과한 작품 모두를 상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영화제가 예산이 덜 들기 때문에 수상자들에게 더 많은 상금을 줄 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올해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는 본선 심사를 통과한 영화 중 세 작품을 선정해 총 6만 달러(약 7천3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기존 상금은 국제경쟁 부문 대상이 1천500만 원, 국내경쟁 부문 대상이 500만 원이었다.

본선 수상 감독은 상금 외에도 차기작 제작을 위한 총 6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영화제가 끝난 뒤에는 감독이 거주하는 지역 극장에서 수상작을 상영할 기회가 마련된다. 수상작의 국적에 따라 최대 3개국까지 무료 상영회를 지원한다.

판도라티비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인 무비블록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대해 "환경영화제를 두 차례 진행하는 등 다른 영화제를 치르며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온라인 관람 티켓 가격 또한 오프라인 영화제 때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