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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 (완주=연합뉴스) 16일 오전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에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체스코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2021.9.16 [연합뉴스 자료사진] |
천주교 최초 순교자들 완주 초남이성지에 함께 묻힌 까닭은
윤덕향 전 전북대 교수…"유항검 집단의 도움 있었을 것"
(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한국 천주교 역사상 최초의 순교자들이 자신들의 고향이 아닌 전북 완주군 이서면 소재 초남이성지에 함께 묻힌데 대한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윤덕향 전북대학교 전 교수는 9일 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에서 열린 '초남이성지 역사 재조명 학술세미나'에서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로 기록된 복자(福者)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는 1791년 12월 8일 현재의 전동성당에서 참수형에 처해졌다"며 "그런데 묘비에는 이로부터 11개월 지난 1792년 11월 25일 안장된 것으로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장례 기간이 비상하게 긴 것과 성장지인 전라도 진산, 충남 금산이 아닌 완주 이서면 초남이에 묻힌 것은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교수는 "지연이나 혈연에 따른 집단이 두 순교자의 장례를 주도했다면 굳이 초남이를 장지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직 경위가 분명하지 않지만, 장지 선택은 이 일대를 기반으로 하는 집단에 의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남이 일원은 유항검(조선 천주교 초장기 지도자) 일가가 대대로 살아온 세거지(世居地)였다"며 "따라서 두 순교자의 장례에 어떤 형태로든 유항검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해로 순교한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무덤에 관한 언급도 나왔다.
윤 전 교수는 "윤지충 바오로의 동생인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처자식이 매장의 주체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윤지헌 순교자의 묘가) 윤지충, 권상연 순교자의 무덤과 비슷한 방향으로 장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세 순교자의 묘를 매장한 주체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윤지헌 프란치스코는 완주군 고산면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1801년 신유박해 당시 동료들과 함께 붙잡혀 능지처참을 당했고, 이때 유항검 가족도 모두 순교했다.
윤 전 교수는 "초남이를 중심으로 순교자들의 묘를 조사한다면 조선 후기부터 개화기까지의 사회상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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