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걸으며 치유" 코로나19로 완주자 71% 늘었다

변지철 / 2021-01-27 14: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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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올레길에서 느끼는 자유 [연합뉴스 자료사진]

▲ '놀멍, 쉬멍, 걸으멍'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 올레길에서 느끼는 치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올레길 걸으며 치유" 코로나19로 완주자 71% 늘었다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장기화로 인한 우울증인 이른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 올레길을 찾은 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지난 1년간 제주올레 26개 코스(총 길이 425㎞)를 모두 완주한 도보여행객이 모두 2천778명으로 전년(1천624명)에 비해 71.1%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지난해 2030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 완주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19년 2030세대 완주자는 268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539명으로 101.1% 증가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제주올레는 지난 1월 15∼18일 20∼30대 완주자 539명 중 3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15명이 응답한 조사 결과 '올레길 완주 도전으로 성취감을 얻기 위해'라는 응답이 64.3%(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제주여행의 즐거움(55.7%), 자아성찰과 사색(49.6%), 새로운 시작(40.9%), 휴식과 건강 회복(38.3%)을 위해 완주에 도전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 영상 촬영 일을 하는 송지훈(29)씨는 "어느 순간 일에 한계를 느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 지난해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며 "제주 올레길을 완주하고 나니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청년들이 올레길을 완주할 기회와 시간이 많아진 것도 청년층 완주자가 늘어난 이유가 됐다.

최민정(26)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예기치 않게 생겼다. 그래서 걷게 된 것이 올레길이었는데 이전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 풍경, 아름다운 새소리로 마음의 평화는 물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좋았던 점에 대한 질문에 청년 완주자들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었다'(90.4%, 복수 응답), '몰랐던 제주를 구석구석 알게 됐다'(73.9%)고 응답했다.

또 10명 중 6명꼴로 '힐링과 사색의 시간'(66.1%)이자 '도전을 통한 성취감을 맛보는 시간'(60.9%)이었다고 답했다.

완주 이후 스스로 달라진 점에 대해선 응답자의 72%(복수 응답)가 '정신적인 힐링과 치유를 얻었다'고 답했다.

또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자기애와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응답 등 완주자 대부분이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청년 완주자 10명 중 9명인 92.2%가 제주 올레길을 다시 걷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희경 제주올레 리서치 전문위원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청년층들은 대안으로 제주올레를 선택했다"며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도보여행이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하고 제주와 친해지기 위한 완벽한 방법임을 새삼 확인시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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