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증가에도 거리두기 완화 흐름…자영업자들은 기대반 걱정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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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오후 경복궁 모습 [촬영 서대연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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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오후 여의도 윤중로 풍경 [촬영 오지은 수습기자] |
3년만에 열린 벚꽃길·버스킹…불안 속 '일상회복' 시동(종합)
홍대앞 버스킹 예약 개시하자마자 4월 예약 꽉 차…학교도 차츰 정상화
위중증 증가에도 거리두기 완화 흐름…자영업자들은 기대반 걱정반
(서울=연합뉴스) "아무래도 벚꽃길이 다시 열리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 것 같아요."
31일 점심 무렵 여의도 윤중로에서 만난 직장인 김현수(27) 씨는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중간중간 멈춰 벚꽃과 개나리 사진을 찍고 있었다.
김씨는 "원래는 찻길로 다니는데 산책로에 꽃이 더 많이 피어서 오늘은 이쪽으로 왔다. 이틀 후 산책로를 개장한다던데 매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중증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매일 신규 확진자가 30만∼40만 명을 기록 중인 가운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은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검토한다고 밝히는 등 거리두기 완화 시그널이 이어지고 있다.
소아 백신 접종도 시작하고, 학교는 가족 중에 확진자가 나와도 등교하게 하면서 코로나19를 감기처럼 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일상에 만연해졌다.
윤중로 입구 벤치에 앉아 30분간 지켜봤을 때만 약 350명이 벚꽃길을 드나들었다. 아직 벚꽃은 거의 피지 않고 개나리만 피었지만 사람들은 벚나무 꽃봉오리에 카메라를 들이대느라 여념이 없었다.
동갑내기 친구끼리 제주에서 여행 왔다는 임현진(24)·이용준 씨는 "여의도 쇼핑 후 윤중로가 워낙 명소라 왔다. 아직 벚꽃은 안 피었지만 꽃봉오리가 있고 개나리도 있어 기분전환이 된다"면서 "거리두기가 더 풀리면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 시각 경복궁에도 한복을 입고 데이트를 나온 연인과 친구, 경회루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노인들이 보였다. 봄꽃이 만개하진 않았지만 일찍 피어난 꽃들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도 종종 목격됐다.
친구와 한복을 입고 나온 천윤화(26) 씨는 "날씨도 풀리고 꽃도 피면서 사람이 몰리면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을 것 같아 평일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3년 만에 전면 개방된 양재천 벚꽃길에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선캡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운동을 즐기던 박모(66) 씨는 "봄이 오는 건 좋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방역 정책도 달라질 텐데, 그 사이에 (감염 상황이)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 알 수 없어서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홍대 앞 버스킹도 재개돼 이날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예약을 개시하자마자 4월은 꽉 찼다. 평일도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주요 시간대는 마감됐고, '불금'에도 노래와 댄스 등 다양한 장르로 버스킹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토요일은 정오부터 전 시간대가 마감이다.
홍대 신입생 이모(19) 씨는 "올해 입학했는데 버스킹을 구경해보고 싶다. 입학하고도 모임도 한 번도 못 했는데 MT도 가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대부분 기대를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닭볶음탕 가게를 하는 이원진(33)씨는 "버스킹을 하면 아무래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날 테니 좋을 것"이라며 "이제 거리두기 제한을 풀 때가 된 것 같다. 실효성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서울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8)씨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제한을 완전히 풀어주면 당연히 좋다. 서울대도 대면수업을 하는데 식당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근에서 순댓국집을 하는 윤모(59) 씨는 "조금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이미 2년간 너무 많은 규제를 했고, 손님들도 배달 음식에 익숙해져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위중증자와 사망자가 많은 상태에서 거리두기 완화는 시기상조라고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낙성대 인근에 거주하는 이쾌우(76)씨는 "중고생 손주 2명과 아들, 며느리가 다 확진됐다. 애들이 학교에서 걸려오니 가족 모두가 걸린 것"이라며 "갑자기 너무 규제를 풀어버리면 코로나 감염 확률도 높아져서 위험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홍대 인근에서 라면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도 "아직은 일상 회복이 성급하지 않나 싶다. 유행 정점이 완전히 지난 건지 확신도 없다"며 "이렇게 풀었다가 다시 확진자가 폭증하면 상황이 더 길어질 수도 있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서대연 오지은 오진송 임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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