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공연에 담는 바이올린 음악의 역사…'점과 선' 프로젝트

임동근 / 2022-03-29 15: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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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날 연주하게 해"
내달 4∼23일 시즌 1 공연에서 바흐·베토벤 집중 탐구
▲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피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피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0개 공연에 담는 바이올린 음악의 역사…'점과 선' 프로젝트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음악에 대한 사랑이 날 연주하게 해"

내달 4∼23일 시즌 1 공연에서 바흐·베토벤 집중 탐구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바이올린 음악의 역사를 올해 세 시즌 동안 30개 공연에 담아내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이 대장정에 야심 차게 도전한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46·한양대 음대 교수)다.

김응수는 다음 달 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안타워 스페이스 G.I에서 총 10회에 걸쳐 '점과 선' 프로젝트 첫 번째 시즌 공연을 선보인다.

그는 29일 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점은 어떤 방식으로 찍느냐에 따라 곡선이 되기도, 직선이 되기도 한다"면서 "음악가로 살아오며 찍었던 점들을 선으로 묶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시즌 1은 클래식 음악사에서 두 개의 큰 점인 바흐와 베토벤을 중심으로 한다. 김응수는 음악사의 우주 위에 바흐와 베토벤이란 두 점을 찍고 그 사이를 오가는, 또 그 두 점에서 뻗어나가고 얽히는 선을 살펴볼 예정이다. 올여름 진행할 시즌 2에서는 낭만 시대의 음악을, 시즌 3에서는 바로크 음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민다.

시즌 1 레퍼토리는 총 31개에 달한다. 바흐와 베토벤을 비롯해 슈베르트, 프로코피예프, 브람스, 스트라빈스키 등의 작품을 들려준다.

그는 이렇듯 방대한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어려움에 관해 묻자 "어린아이가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 배고픔도 잊는다. 음악에 대한 사랑과 곡들이 주는 감동이 저를 연주할 수 있게 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손과 팔이 아닌 등과 허리로 바이올린을 연주한다고 했다. 그는 "감정이 고조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 근육을 다치게 되는데,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오래 고민했다"면서 "뒷근육을 쓰면 피로가 훨씬 덜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부상의 위험도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시즌 1의 프로그램을 보면 공연마다 '시작하다', '봄은 즐겁다?', '맥박은 힘차게 뛴다' 등의 부제가 붙어 있다.

"(뭔가를) 시작한다고 하면 설레기도 하지만 굉장히 불안하죠. 그래서 더 설레기도 하고요. 첫 공연('시작하다') 프로그램은 바흐가 작곡한 첫 바이올린 솔로곡(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1번)과 베토벤이 처음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썼던 곡(바이올린 소나타 2번)으로 구성했어요. 이렇듯 음악에 대한 저의 관점을 전해드리고 싶어 부제를 달았습니다."

김응수는 서울예고를 거쳐 빈 국립음대, 그라츠 국립음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를 모두 수석 졸업했고, 이탈리아 지네티 국제콩쿠르 1위, 그리스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티보르 바르가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 등을 차지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는 오스트리아 레히 클래식 페스티벌 예술감독 및 메인 연주자로 활동했다.

2017년 데카(Decca) 레이블에서 솔로 음반 '동경'(Sehnsucht)을 출시해 음악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으며, 지난해 유니버설뮤직에서 발매한 '다스 레벤(Das Leben)은 음악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바이올린이란 악기에 대해 "애증의 관계이자 도전의 대상이지만 여러 가지로 인생의 파트너"라면서 "소리를 내기 어려운 악기지만 인간의 감정에 가장 가까이 와닿을 수 있는 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50명을 수용하는 좁은 공간에서 진행된다. 그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를 예로 들며 "그는 시골 여행을 하다 사람들이 음악을 듣길 원하면 피아노 상태에 상관없이 연주했다"면서 "그게 음악가의 참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장소와 관계없이 음악의 기쁨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고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즐거움입니다. 연주는 즐겁고 설레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연주회에서 교감하고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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