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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본관 너머로 보이는 서울 시내 풍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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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본관 내부 둘러보는 관람객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청와대, 창경원처럼 유원지 돼선 안돼…보존·활용 균형 필요"
대한건축학회, 16일 '청와대 개방 이후'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후원이었고 근현대에는 최고 권력자가 사용한 정치 공간인 청와대가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위락시설 창경원처럼 단순한 유희의 장소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건축학계에서 나왔다.
최종덕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대한건축학회가 '청와대 개방 이후; 경복궁 후원에서 청와대까지' 심포지엄 개최에 앞서 13일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청와대 지역의 성격을 해치는 활용을 경계해야 한다"며 궁궐의 정체성을 허물어뜨린 창경원을 언급했다.
심포지엄은 1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대한건축학회 건축센터에서 진행된다.
최 전 소장은 "청와대는 조선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청와대를 먼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해 성급한 활용 압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들도 들어가지 못했던 청와대 조사를 면밀히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과 활용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전 소장은 "보존을 등한시한 활용이 돼서도, 활용이 전제되지 않은 보존이 돼서도 안 될 것"이라며 보존과 균형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청와대에 관람객이 몰리면서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문제를 해결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종헌 배재대 교수도 창경원 사례를 소개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개방된 청와대가 휴식과 여흥 공간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문화유산 이용에서는 원래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복궁 후원 영역에 세워진 청와대는 역사의 켜가 쌓인 대통령 집무공간이었던 만큼 고종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통치자의 결정이 국민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곳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거주했던 유적 '마운트 버넌'을 참고해 대통령이 생활한 관저는 그대로 두고, 본관과 여민관 등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복궁 후원 영역 넓이를 추산한 논문을 발표했던 김성도 국립문화재연구원 안전방재연구실장은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인 경복궁과 연계해 청와대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적어도 2년간은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유산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조선시대 건물 일부는 복원하고 가치 있는 현대 건축물 등은 등록문화재로 등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이음건축사사무소 이사는 경복궁 후원의 범위와 역사적 맥락에 대해 발표하고, 이강근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 출입 기록을 바탕으로 후원 통치 기능을 고찰한다.
이현경 한국외대 연구교수는 해외 사례를 통해 청와대의 지속가능한 활용 방법을 모색한다. 그는 청와대가 공공성을 지닌 유산임을 잊어서는 안 되며, 수용 인원 제한과 관람로 설정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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