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만 보세요" 부산현대미술관, 작품·작가명 뺀 전시회

이종민 / 2022-03-31 16: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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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자체로 자율적 감상 유도…국내외 작가 15명 87점 전시
▲ ***, <***>, 캔버스에 유채, 162 × 162cm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 2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C++, 오픈프레임웍스, 4분 44초. [부산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만 보세요" 부산현대미술관, 작품·작가명 뺀 전시회

작품 자체로 자율적 감상 유도…국내외 작가 15명 87점 전시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작품명과 작가명을 알려주지 않는 이색 전시회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현대미술관은 내달 1일부터 7월 17일까지 기획전 '거의 정보가 없는 전시'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에는 참여 작가나 출품 작품에 관한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작품 재료나 크기를 제외하면 그동안의 전시에서 볼 수 있었던 작가명이나 작품명, 제작 연도 등에 대한 설명이 없다.

작품 자체로 자율적 감상을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관람 시도라고 미술관 측은 설명했다.

참여 작가나 작품 정보 등을 제거했을 때 작품이 어떻게 이해되고 감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등을 생각해 보자는 취지다.

최근의 예술 작품 경향은 작품과 그 외적 요소의 관계에 지나치게 주목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과도한 설명, 이들을 둘러싼 여러 배경과 쟁점, 전문가의 평가 등이 뒤섞이면서 관객들의 자율적인 감상을 방해하기도 했다는 자각에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외 작가 15명의 87개 작품이 익명으로 전시된다.

예술적 사유를 쉽게 펼쳐 놓기 위해 가능한 한 복잡하고 난해한 작품은 피했다.

주최 측은 공간 구성에서도 공평한 감상을 위해 최대한 중립적으로 작품을 배치하고 과도한 전시 디자인은 자제했다.

전시장에는 작품 감상평을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감상자가 작품을 둘러싼 여러 요소를 배제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감상평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이 감상평은 연구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익명으로 처리한 참여 작가와 작품 정보는 7월 1일 공개될 예정이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은 "작가의 의도, 작품의 개념과 맥락이 중요한 동시대 예술의 흐름 속에서 감상의 자율성과 작품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을 탐구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 관람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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