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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울리스타 거리 피에스피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갈루 지 소우자의 작품 '보이지 않지만 놀라운 것' [사진/성연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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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 냄새 물씬 나는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 MASP [사진/성연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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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MASP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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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력을 자극하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터치 [사진/성연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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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파카바나를 지키는 경찰 [사진/성연재 기자] |
[imazine story] 세상 끝에서 만난 브라질 ② 상파울루
(상파울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상파울루는 브라질의 심장부다. 경제와 욕망이 빠르게 회전하는 곳이다. 상파울루는 브라질 최대 도시로 인구가 1천800만명에 달한다. 브라질리아가 행정의 중심, 리우데자네이루가 관광의 중심이라면 상파울루는 경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 거친 도시의 숨결 위로 떠 있는 미술의 전당
상파울루는 여행자에게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도시다. 걸핏하면 거리에서 강도 소식이 들려오는 곳이다. 그나마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상파울루 미술관(MASP)이다. 이곳은 남미 최고의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붉은 기둥 위에 허공을 가로지른 듯한 건물이 세워져 있다. 그 주변은 그나마 안전한 느낌이다. 경찰관들의 삼엄한 경비 아래 조깅을 하거나 반려견과 산책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MASP에는 브라질은 물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집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작품 1만1천여 점이 소장돼 있다. 피카소, 샤갈 같은 거장의 작품도 이곳에 걸려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다른 미술관에서 늘 멀찌감치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작품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마치 거실에 내걸린 그림을 바라보듯 코앞에서 그의 작품을 감상했다. MASP에서 만난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은 기이하고 환상적인 존재들이 인간 욕망과 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면 한가운데 고요히 기도하는 성 안토니우스의 모습과 향락과 파멸로 치닫는 주변의 인간 군상은 무척이나 대비된다.
동물과 인간이 복합된 생명체의 모습은 기괴하기도 하지만 무척이나 흥미롭기도 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그 유명한 프라도 미술관에서 그의 명작 '쾌락의 정원'을 접했을 때의 기억이 났다. 너무 많은 관람객이 작품 앞에 몰리는 바람에 상당수의 관람객이 쌍안경으로 관람해야 할 만큼 복잡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이번 관람이 더 행복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는 특히 남미 작가들의 시각이 실린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 잔뜩 긴장한 채 거닐었던 파울리스타 거리
MASP 바로 앞의 파울리스타 거리는 서울의 강남 같은 곳이다. 마천루가 즐비하고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지는 문화공간도 있다. 미술관 앞 트리아논 공원에선 사람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즐기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대로 위에는 여전히 곳곳에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상파울루는 관광객이 안심할 수 없는 곳이다. 필자가 상파울루를 방문한 기간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강도상해를 입은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오픈 카톡방에 올라왔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광화문의 인도에서 수많은 행인이 보이는 가운데 강도를 당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휴대전화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도난 방지 줄을 사용했는데, 이를 끊으려 하는 강도를 막으려다 피해를 본 것이었다. 그런 소식을 접하니 긴장도는 극도에 달했다. 약 30m에 한 대씩 경찰 차량이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이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 값비싼 수업료 치르며 체험한 브라질
브라질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구조적 모순과 역사적 상흔, 현재 진행 중인 불균형이 넘쳐흐르는 나라다. 교통수단은 장거리 버스와 비행기가 전부. 철도는 없다. 정치권과 노동계의 이권 다툼이 심하다.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도 많지만, 그것이 곧 나라의 힘으로 귀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국인 가이드는 "정치는 부패했고, 교육은 결핍됐으며, 낙천성은 때로는 방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우 여행 마지막에 가이드는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던 보트 투어 비용으로 1인당 100달러를 요구했다. 케이블카 비용 등 여러 입장료를 더하니 당일 투어 비용은 1인당 40만원가량으로 늘어났다. 안전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달랬지만, 수업료치고는 과했다는 느낌이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1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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