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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학고재에서 개인전여는 법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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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학고재에서 개인전여는 법관 |
수행으로 완성한 단색화…선승 법관 "그림은 나를 찾는 방법"
학고재 개인전 '선 2022'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화면에 선을 긋거나 점을 찍는 행위를 수없이 반복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두고 수행하듯 그린다고 한다.
40여 년간 수행에 정진해온 선승인 법관은 약 30년 전부터 선화(禪畵) 작업을 해왔다. 승려 작가인 그에게는 그림이 실제 수행의 결과물이다.
선화란 부처의 정신과 화두가 담긴 선종 미술의 한 형태로, 승려들이 수행 과정에서 내면을 작품에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30일 개막한 법관 개인전 '선(禪) 2022'는 작가의 다채로운 신작을 선보인다.
법관의 화면은 수많은 획으로 이뤄져 있다. 획을 긋고 또 긋는 과정을 반복해 작품이 탄생한다. 하루 15시간 넘게 그리는 과정은 그에게 수행이자 삶 자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선은 나를 찾아가는 길이고, 있는 그대로 나를 보는 것"이라며 "내게는 그림이 나를 찾아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그는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을 만큼 많은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루 3시간만 자고 미친 듯이 열심히 그렸다"고 돌아봤다.
이어 "처음에는 그림이 혼돈스러웠지만 점차 나를 찾고 그림도 순화됐다"며 "군더더기를 그림에서, 나 자신에게서 떨쳐내는 것이 수행 과정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출품된 신작들은 대부분 작품당 한가지 계열 색깔로 채운 단색화다. 청색, 적색, 황색, 흑색 등 한국 전통 단색이 주를 이룬다. 여러 번 겹쳐진 획은 화면에 깊이를 더하고, 고요함 속에 에너지를 뿜어낸다.
오랜 수행으로 나온 작품이지만 종교적인 색채는 드러내지 않는다. 캔버스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린 작품에서는 현대적인 조형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재료나 색채가 바뀌어도 내게는 다 같은 그림"이라며 "작품을 할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이 종교성이다.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가장 나다운 것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법관이 지난해와 올해 제작한 '선' 연작 42점을 소개한다. 직접 빚은 다완과 족자 그림도 볼 수 있다.
법관은 2002년 강릉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강릉 능가사에서 수행과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시는 5월 1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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