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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이기제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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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 골 넣고 기뻐하는 이기제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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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킥하는 이기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
프리킥 자신 있는 수원 이기제 "흥민아, 오른쪽은 내게 기회를"
서른 살 늦깎이 태극전사…"벤투 감독님, 기회만 주십시오"
(수원=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손)흥민이에게 부탁해야죠. 오른쪽에서 왼발로 차는 프리킥은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요."
수원 삼성의 베테랑 풀백 이기제(30)는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A대표팀에서도 프리킥 실력을 뽐내고 싶다고 했다.
이기제는 어릴 적 연령별 대표팀에만 뽑혔을 뿐 A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던 선수다.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U-22(22세 이하) 챔피언십이 그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마지막 대회다.
그러나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지난 24일 발표된 A대표팀 소집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만 29세 319일의 나이에 늦깎이로 태극전사가 됐다. 역대 대표팀 최고령 첫 발탁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처음 경험하는 대표팀에서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를 묻는 말에 이기제는 "내가 프리킥에 장점이 있는 만큼, 결정적일 때 하나 해 보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기제는 올 시즌 벌써 4골을 기록 중이다. 그중 2골을 프리킥으로 넣었다.
특히 지난 주말 광주FC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52분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수원에 4-3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을 꽂아 넣었다.
대표팀이 득점이 가능한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낼 때면 주로 손흥민(토트넘)이 키커로 나선다.
왼발잡이여서 수원에서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맡는 이기제는 "왼쪽은 전혀 욕심부릴 생각이 없다"면서 "오른쪽에서는 내가 흥민이에게 (차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득점력도 인상적이지만 이기제를 올 시즌 K리그1에서 확실하게 돋보이게 만든 것은 활동량과 체력이다.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리그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상무 입대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은 게 체력을 업그레이드한 계기가 됐다.
그는 2018시즌 뒤 상무 입대가 불발되자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하면서 K3리그 김포시민구단에서 뛰었다.
이기제는 "김포시민구단에서 고정운 감독님의 지도를 받으며 체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또, 골키퍼 말고는 모든 포지션을 다 소화했는데, 그러면서 상대 윙어나 미드필더의 움직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발탁된 뒤 고 감독보다는 박건하 수원 감독에게 먼저 감사의 연락을 했다고 한다.
이기제는 "현재 감독님이어서 당연히 먼저 연락드렸다"며 웃었다. 이어 "기회를 준 박 감독님 덕에 대표팀에 뽑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님은 선수 구성에 변화를 잘 안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기회만 주어진다면, 수원에서 하던 것처럼 잘할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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