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명소' 인천 정서진 폐쇄했더니 을왕리로 몰려

손현규 / 2020-12-31 1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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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밀집한 시내 중심가는 강추위에 거리두기로 한산
▲ 저물어 가는 2020년 마지막 해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020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의 마지막 해넘이를 바라보고 있다. 2020.12.31 superdoo82@yna.co.kr

▲ 임시폐쇄 된 정서진 [인천시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넘이 명소' 인천 정서진 폐쇄했더니 을왕리로 몰려

술집 밀집한 시내 중심가는 강추위에 거리두기로 한산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한 해 마지막 날이면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인천의 해넘이 명소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쇄됐다.

그러나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인천 을왕리해수욕장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매년 마지막 날 일몰에 맞춰 해넘이 행사가 열리는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일대는 31일 시민들의 접근이 전면 통제됐다.

'서쪽 육지 끝 나루터'라는 의미의 정서진은 서해 낙조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어 해넘이 명소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그러나 인천시 서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해넘이 행사도 취소하고 지난 23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시민들의 시설 출입을 막고 있다.

정서진을 상징하는 조형물인 노을종 맞은편 광장과 인근 자전거도로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 펜스도 설치했다.

정서진 광장에는 경광봉과 확성기를 든 계도 요원을 곳곳에 배치하고 인근의 경인아라뱃길 여객터미널 주차장도 폐쇄해 차량 진입도 차단했다.

정서진 일대에는 '매일 지는 해∼우리 안전할 때 봐요'라는 문구가 적힐 플래카드도 붙었다.

이날 폐쇄 조치를 알지 못하고 정서진을 찾은 일부 시민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서구 석남동에 사는 김모(43)씨는 "지난해만 해도 정서진에서 가족들과 일몰을 보면서 새해 소망을 기원했는데 올해는 할 수 없다니 아쉽다"면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조치인 만큼 가족과 집에서 새해를 맞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서진뿐 아니라 인천 지역의 다른 해넘이·해돋이 명소도 일제히 폐쇄됐다.

방문객의 출입이 통제된 곳은 중구 용유도 해수욕장·월미공원, 계양구 계양산·천마산, 강화군 동막해변·낙조마을·마니산·고려산·정족산, 옹진군 십리포해수욕장 등이다.

인천의 해맞이 명소인 문학산 정상부(문학산성)도 새해 첫날 오전 5시부터 3시간 동안 출입이 차단된다.

그러나 중구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에는 바다 위로 지는 해를 보려는 시민들이 모여들면서 부두 인근에서는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는 '출입통제'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보고도 해수욕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부평구 문화의거리 등 술집과 노래방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도 평소 연말과 비교하면 손님이 크게 줄어 한산했다.

직장인 정모(42)씨는 "매년 마지막 날은 계 모임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들과 술 한잔하면서 한 해 동안 고생한 서로를 격려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아예 약속을 잡지 않았다"며 "덕분에 가족들과 집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해넘이·해맞이 명소를 폐쇄했다"며 "이번 연말연시만큼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급적 가지 말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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