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유작 '정이' 연상호 감독 "완성본 못보여드려 안타까워"

강애란 / 2022-05-08 19: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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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영상에 큰 관심…CG 빈자리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해해"
"촬영장서 아역배우·스태프 두루 챙겨…독립영화 걱정하던 영화인"
▲ 연상호 감독,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된 연상호 감독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및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3.31 jin90@yna.co.kr

▲ 강수연 유작 '정이'에 관심…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 영화 (서울=연합뉴스)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이 오랜 공백기를 깨고 스크린에 복귀해 남긴 마지막 작품 '정이'(가제)가 안타까움 속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이'는 '부산행',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처음 도전한 SF물로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인 영화다. 지난해 11월 크랭크인해 올해 1월 촬영이 모두 끝났고, 현재는 후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5.7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영화배우 강수연 별세 '한국영화의 큰별 지다' (서울=연합뉴스) 영화배우 강수연의 빈소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22.5.8 [故 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cape@yna.co.kr

강수연 유작 '정이' 연상호 감독 "완성본 못보여드려 안타까워"

"컴퓨터 영상에 큰 관심…CG 빈자리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해해"

"촬영장서 아역배우·스태프 두루 챙겨…독립영화 걱정하던 영화인"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고(故) 배우 강수연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가제)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고인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배우이셨다"고 했다.

연 감독은 8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너무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셨고, 한국 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발 벗고 나서주셨다"며 "한국 영화 그 자체라는 말이 제일 정확한 말(수식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정이'는 SF 영화로, 강수연이 2013년 개봉한 '주리'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강수연은 뇌 복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팀장 서현 역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촬영은 올해 1월 끝났고, 현재는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

연 감독은 "작품을 쓸 때 주인공 서현이라는 인물을 어떤 배우가 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어느 날 '강수연 배우가 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며 "한번 그 생각이 드니 강수연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드렸는데, 어찌 보면 한 사람의 이야기이고, 작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선배님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며 "CGI(컴퓨터 합성영상·컴퓨터를 통해 완전하게 제작된 2차원 내지는 3차원의 이미지)가 굉장히 많이 들어간 작품인데, 전에 찍으셨던 촬영 현장이랑 차이가 컸을 텐데도 금방 적응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많이 궁금해하셨다"며 "CGI가 많으니까 (촬영 때) 빈 그림이 많은 편인데, 그런 게 어떻게 채워질지 궁금해하셨다"며 "후반 작업이 많이 남아있어서 (완성본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참 그렇다"고 안타까워했다.

강수연은 촬영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현주, 류경수 등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재밌게 촬영을 마쳤다고 했다. 또 단역 배우부터 스태프들도 두루 챙기는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연 감독은 "(촬영을) 즐거워하셨던 것 같다"며 "선배님이 술을 좋아하셔서 스태프들과 회식 같은 것도 하길 바랐는데, 코로나 상황이라 그런 걸 많이 하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셨다"며 "최근에 연출부들을 따로 모아서 밥을 사주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이'에 아역배우도 나오는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셨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본인이 아역배우 출신이다 보니 그러신 것 같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때부터 강수연과 이어온 인연을 언급하며 한국 영화를 위해 헌신했던 영화인이라고 꼽았다.

강수연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심사위원·집행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이른바 '다이빙벨' 사태로 영화제가 위기에 빠진 2015∼2017년 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연 감독은 "저는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인데, 부산국제영화제에 독립 애니메이션을 들고 갔을 때 강수연 배우가 반겨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이' 촬영 때도 한국 영화가 잘 되려면 독립영화가 잘 돼야 한다, 독립영화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상업영화이든 독립영화이든 정말 영화를 위해 뛰셨던 영화인"이라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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