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동 조사' 튀르키예 고대 유적서 2천년 전 모자이크 찾았다

김예나

2026-10-29 00:00:01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고대 문명 역사 간직한 '퀼테페 유적' 연구 성과
발굴 78년 만에 헬레니즘 시기 모자이크 첫 확인…'신성한 공간' 추정
"당대 건축 문화·생활 모습 간직한 증거"…내년 수??
모자이크 건물터 조사 후 모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발굴 조사 지역 전경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튀르키예 에페소스 유적의 모자이크 건물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퀼테페 유적의 헬레니즘 시대 문화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퀼테페 유적의 헬레니즘 시대 문화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헬레니즘 시기 출토 유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장 설명회 모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동 발굴 조사 모습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 전 고대 도시의 기억을 품은 건물 흔적이 튀르키예에서 발견됐다.

한국과 튀르키예 고고학 전문가들이 약 2년간의 조사 끝에 함께 찾아낸 성과라 주목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앙카라대와 함께 발굴 조사 중인 퀼테페 유적에서 기원전 323∼30년에 해당하는 헬레니즘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자이크 바닥이 남아있는 건물터를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퀼테페 혹은 퀼테페-카네시 유적은 고대 문명을 연구할 중요한 단서로 꼽힌다.

튀르키예 중부에 위치한 카이세리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퀼테페는 기원전 3천년 경인 초기 청동기 시대부터 로마 시대까지 번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타이트 제국 이전에 들어선 카네시(네샤) 왕국의 수도였으며, 히타이트 문화가 꽃피운 발상지로 평가받는다.

1948년 앙카라대를 중심으로 발굴 조사가 시작돼 약 4천년 전 상인들의 거래, 계약 등을 기록한 설형 문자(쐐기 문자) 점토판 2만3천여 점이 발견된 바 있다.

퀼테페 유적에서 헬레니즘 시대의 모자이크 유구(遺構·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자이크 바닥은 동서 방향으로 163㎝, 남북으로 165㎝ 정도 남아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김대영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학예연구사는 "주변 상황을 볼 때 모자이크의 원래 크기는 (가로·세로) 약 25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크기가 작은 돌이나 타일, 유리, 금속 등을 조각조각 이어 붙이는 모자이크 기법은 당시 중요하거나 격이 높은 건물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고대 그리스 이오니아인이 세운 뒤 로마 시대에 소아시아의 수도로 번성했던 에페소스 유적에서 발견된 모자이크 바닥 등과 비교하고 있다.

퀼테페 유적 발굴 조사를 이끌어 온 피크리 쿨라코울루 앙카라대 교수는 27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조사 성과 설명회에서 "퀼테페 유적에서 모자이크와 관련한 건물 흔적이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쿨라코울루 교수는 "모자이크 기법은 신성하거나 중요하게 여긴 건물에 주로 쓰인다"며 "제사를 지내거나 누군가를 숭배하는 신성한 장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모자이크 바닥을 어떻게 조성했는지도 밝혀냈다.

건물 바닥은 지면을 고른 뒤 깨진 돌과 고운 흙으로 기초를 다졌으며, 그 위에 작은 강자갈을 깐 다음 토기 조각과 석회 등으로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단은 "헬레니즘 시대의 건축 기술이 적용된 사례"라며 "당대 건축 문화와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자료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조사단은 헬레니즘 시기에 조성된 여러 지층도 새롭게 확인했다.

모자이크 바닥과 함께 발견된 지층은 시기가 다른 4개 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건물터와 바닥, 벽체, 수로, 출입 시설 흔적이 중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성과는 고대 아나톨리아 지역의 중심지였던 퀼테페 일대가 약 2천년 전 헬레니즘 시대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계에서는 퀼테페 유적의 세계유산 도전에 미칠 영향도 주목하고 있다.

퀼테페 유적은 2014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관문인 '잠정목록'에 올랐으며, 그간의 발굴 조사 성과를 종합해 이르면 내년쯤 등재 신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의 뷜렌트 괴뉠타쉬 부총국장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며 "등재 시기를 앞당기는 데 이번 조사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은 내년 5∼7월에 발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사단은 모자이크 유구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해당 건물이 언제 만들어졌고, 주변 공간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등을 면밀히 밝힐 예정이다.

조사 현장에서 찾은 소, 양, 멧돼지 등 여러 동물 뼈도 분석할 계획이다. 출토 유물을 3차원(3D)으로 측량하고 실측 도면을 제작하는 작업도 함께한다.

박윤정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고고연구실장은 "향후 헬레니즘 시대 지층과 건물터를 추가로 조사하면 더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단은 퀼테페 유적을 소개하는 공동 전시도 준비 중이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한국과 튀르키예의 수교 70주년을 맞아 내년 8월께 특별전을 함께 열기로 뜻을 모았다.

전시에는 공동 조사 성과와 더불어 고대 아나톨리아 지역의 교역 활동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점토 문서 등 평소 보기 힘든 유물이 나올 전망이다.

뷜렌트 괴뉠타쉬 부총국장은 "한국과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라며 "양국의 우정을 역사, 문화로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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