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한 얼굴을 한 구도자…불교중앙박물관 '동자' 기획전
고미혜
2026-10-28 10:00:09
흥천사 목조남순동자상·상원사 목조선재동자상 등 93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양 갈래로 틀어 올린 머리에 알록달록한 옷, 통통한 볼과 해맑고 천진난만한 표정.
불상이나 불화에서 만날 수 있는 동자(童子)의 모습이다.
주로 부처나 보살 등 주존(主尊) 뒤에 가려져 있던 동자를 전면에 내세운 전시가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28일 개막한 기획전 '동자동행(童子同行), 작은 몸에 담긴 세계'엔 전국 주요 사찰에서 전해져 내려온 47건 93점의 동자 성보(聖寶·성스러운 보물)가 전시된다. 동자를 주제로 한 전시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박물관은 전했다.
서울 흥천사 목조남순동자상과 목조해상용왕상, 평창 상원사 목조선재동자상, 안성 칠장사 목조동자상 등 보물 6건, 유형문화유산 16건 등도 만날 수 있다.
불교에서 동자는 진리를 찾아 나서는 구도자이자 부처와 보살을 가까이 모시는 시자(侍者)로 등장한다. 때로는 명부 세계에서 인간이 생전에 지은 선악을 기록하거나 업의 무게를 재는 일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여러 불교회화와 조각, 공예 속에 등장하는 동자들의 모습은 다채롭다. 특히 조선 후기에 조성된 동자상에서는 조각승들의 개성과 자유로운 조형 감각을 엿볼 수 있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붓과 벼루, 복숭아, 연꽃 등 동자들이 손에 든 지물(持物)에도 저마다의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 후기 불교 경전 '대반열반경'에 등장하는 설산동자의 구법(求法)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리를 향한 동자의 구도심과 깨달음의 의미를 조명한다. 보는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귀여운 동자들의 모습 속에서 섬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것도 관람 포인트다.
박물관은 "법을 구하고 배우며 수행의 길을 걸어온 동자의 모습을 통해 수행의 첫 마음과 정진의 가치를 되새기고, 관람객 또한 동자와 함께 전시의 여정을 걸으며 불교의 가르침을 자연스럽게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박물관은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달 9일부터 매주 월요일 전시와 연계된 인문학 강좌를 열고 불교 조각과 회화 속 동자의 다양한 모습과 의미를 깊이 있게 살펴볼 예정이다.
(끝)
[Copyright ⓒ K-VIBE. All rights reserved. Unauthorized reproduction and redistribution are prohib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