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업 씻고, 불심 모으고…천년의 시간 품은 둔황 불교 사경
김예나
2026-10-23 11:27:49
국립중앙박물관, 중앙아시아실서 '천년의 봉인을 열다' 전시
수나라 시기 사경 '대지도론' 등 희귀 사경 5권 첫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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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지도론' 권12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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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능엄경' 권5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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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반야경' 권136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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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명경'(16권본) 중 권7 부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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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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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사경(寫經)은 수행의 예술이다. 부처의 가르침을 세밀한 붓으로 써 내려가며 한 글자 한 글자를 마음에 새겼다.
지금으로부터 1천여 년 전에도 정성 어린 손길은 계속됐다.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에서는 사경 열풍이 일었고, 부처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르며 참회하면 죄를 씻을 수 있다는 신앙을 담아 경전을 필사했다.
중국 간쑤성(甘肅省) 둔황(敦煌) 석굴사원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천 년의 시간을 간직한 둔황 불교 사경이 박물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비롯한 희귀 사경을 처음으로 한데 모은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 내 중앙아시아실에서 둔황 불교 사경 5권을 모은 '천년의 봉인을 열다' 전시를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둔황은 실크로드의 관문으로, 석굴사원인 막고굴(莫高窟)에는 약 4만5천㎡ 범위에 이르는 불교 벽화, 조각 등 다양한 불교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그중 제17굴 '장경동'(藏經洞)에는 사경을 포함한 6만여 점의 유산이 전한다.
박물관 측은 "둔황 문서는 당시 사회를 이해하는 귀중한 열쇠"라며 "특히 둔황 사경은 고대 불교의 필사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박물관이 소장한 둔황 사경은 일제강점기인 1913년 이왕가박물관에서 구입한 것이다.
불교 경전 '대지도론'(大智度論)을 필사한 권12 유물은 수나라 때인 593년 불교 신자 '이사현'(李思賢)이라는 인물이 발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0.1㎜ 두께 종이 위에 쓰인 글씨는 필획이 부드럽고 짜임새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능엄경'(楞嚴經) 5권에 해당하는 사경은 8∼9세기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578.5㎝ 길이의 두루마리 위에 5천470자가 빼곡하게 쓰여 있는데, 모두 24자를 고친 흔적이 있다. 필사를 마친 뒤에도 오류를 잡으려 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전체가 완전한 사본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중국국가도서관, 영국도서관 등 3곳에만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고 박물관 측은 강조했다.
8∼9세기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반야경'(大般若經) 권136, 당나라 사경으로 여겨지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대반야경' 권50도 함께 공개한다.
'불명경'(佛名經) 권7은 서로 이어지지 않는 세 부분으로 존재하지만, 원래는 전체 길이가 약 13m에 가까운 두루마리 형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중국 둔황아카데미와 협의해 막고굴 제17굴 모습을 실제에 가깝게 재현해 현장감을 더했다. 규장각 소장 유물은 한 달만 진품을 전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국내에 전하는 둔황 불교 사경을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볼 기회"라며 "관련 분야 연구에 새로운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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