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못간 징용자 유해 恨 여전한데…한일 상호 위령제 중단키로

김병규

2026-10-26 16:24:35

日 덴토쿠지, 내년부터 韓과 상호 위령제 열지 않기로…비용 등 부담
귀국선 침몰 숨진 유해 113위 모셔…봉환 촉구에도 양국 정부 소식 無
고향앞에서 멈춘 징용 희생자 귀국길 2018년 5월31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이키(壹岐)섬의 사찰 덴토쿠지(天德寺)에 안치된 강제징용자와 가족 등을 한국인 유해 131위. 1945년 광복 직후 귀국선을 탔다가 난파당해 이키섬 부근에 떠내려왔다가 수습된 이들 유해는 그동안 일본 각지를 전전하다가 다시 이키섬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고국 땅으로는 돌아가지 못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제징용 한국인 유해 131위 추도식 2018년 5월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이키(壹岐)섬의 사찰 덴토쿠지(天德寺)가 한일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종교인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추도 법회를 열고 징용 희생자와 가족 등을 포함한 한국인 유해 131위를 안치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 나가사키의 덴토쿠지(天德寺)와 한국 경주의 수곡사(水谷寺)는 해방 직후 일본에서 조선으로 귀국하다 선박 침몰 사고로 숨진 징용 노동자들을 기리는 위령제를 번갈아 가면서 개최해왔다.

1945년 10월 11일 조선 땅에서 불과 80㎞ 떨어져 있는 이키(壹岐)섬 주변에서 귀국선이 침몰하며 이 배에 타고 있다가 숨진 징용자들의 혼을 달래는 위령제로, 1998년부터 30년 가까이 두 사찰이 번갈아 가며 위령제를 열었지만 내년부터는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26일 덴토쿠지가 이 사찰의 니시타니 도쿠도(西谷德道·77) 주지의 지난 5월 은퇴를 계기로 두 사찰이 매년 가을 번갈아 가면서 열던 위령제를 내년부터는 열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사무적 부담과 비용 등의 금전적 부담이 커서 새 주지가 계속 상호 위령제를 여는 것을 곤란해했다고 전했다.

덴토쿠지는 침몰 사고 후 바다에서 수습된 유해를 봉안하고 있는 절이기도 하다.

지역 주민들이 수습한 유해는 이키섬에 매장됐다가 시민단체 조사에서 발견돼 히로시마, 사이타마 등의 사찰을 전전한 뒤 일본 후생노동성의 창고와 다름없는 보관시설로 옮겨졌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31위의 유해가 그동안 위령제를 열어 온 덴토쿠지에 안치됐다. 유해를 최대한 한국에 가까운 곳으로 모셔 죽어서도 고향땅을 밟지 못하는 이들의 한(恨)을 조금이나마 달래자는 의도에서다.

유해를 모시고 있지만 최종 목적지가 이 사찰은 아니다. 덴토쿠지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함께 양국 정부에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할 것을 촉구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니시타니 주지는 신문에 "(주지에서) 은퇴할 때까지 유해를 한국에 반환하지 못한 것이 원통하다"며 "주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유해를 한국에 반환하지 않으면 후생노동성에 돌려주겠다는 이야기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후생노동성에 수곡사가 유해를 납골할 장소까지 준비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했지만 "반환 실현을 향해 끈기 있게 한국 정부와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니시타니 주지는 "정부에 (유해 반환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다"며 "한국과 교류를 이어나가면서 지금까지처럼 일본 정부에 반환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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