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후배 정은혜와 더블 캐스팅…27일부터 내년 1월까지 하늘극장
![박애리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3/yna1065624916276608_851.jpg)
![정은혜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3/yna1065624916276608_25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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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고전소설 '이춘풍전'은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 허랑방탕한 남편 이춘풍과 아내 김씨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사회의 모순을 풍자한 작품이다. 이춘풍을 앞세운 소설이지만, 남편이 망친 가정을 다시 일으키고 어리석은 남편까지 변화시키는 아내 김씨의 활약이 중심 서사다.
오는 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극장 신작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는 이 같은 아내 김씨의 활약을 앞세워 고전을 전면 각색했다. 국립창극단 출신인 박애리 동국대 한국음악과 교수와 정은혜 앙상블 시간(Si:gan) 대표가 당차고 영리한 '춘풍처'를 연기한다. 두 배우 모두 이번에 처음으로 마당놀이에 출연한다.
아내 김씨를 앞세워 재탄생한 작품인 만큼, 두 배우는 주체적인 모습으로 상황을 수습하고, 지혜롭게 위기를 모면하는 춘풍처의 참모습을 관객에게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3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애리는 "주체적인 여성의 눈으로 이 시대를 바라보는 모습이 작품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 시대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서 재밌게 관람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은혜도 "마당놀이는 슬퍼도 슬퍼하지 않아야 하고, 그 안에 희망과 해학이 있어야 한다고 배웠다"며 "삶을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춘풍처의 진심이 느껴지도록 힘을 빼고 관객과 호흡하며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작품에서 춘풍처는 평안 감사의 비장으로 변장해 평양 기생 추월 밑에서 종살이하는 남편을 구하러 간다. 현모양처 캐릭터였던 춘풍처가 단호하면서도 비장한 중성적 연기를 펼쳐야 한다. 쉽지 않은 연기 도전이지만, 박애리와 정은혜는 관객들이 충분히 기대를 가져도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애리는 "요즘 들어 제 안에 있는 다른 성별을 발견해 나가는 중"이라며 "제법 남장이 잘 어울려 추월이가 저한테 진심으로 반했다는 소문도 요즘 들린다. 뭇 여성 관객분들의 마음을 빼앗지 않을까 짐작해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은혜도 "춘풍처가 비장이 돼 모든 상황을 잘 정리하고 해결할 수 있었던 그 내면에는 '용기'라는 정체성만 존재했다고 본다"며 "남성성 또는 여성성을 떠나서 한 명의 주체적 인간으로서 상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관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선후배 사이인 두 배우는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된 서로에게 덕담도 잊지 않았다.
정은혜는 "제가 국립창극단 신입단원인 시절 박애리 선배는 이미 극단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대스타셨다"라며 "평소에도 지혜롭고 인자하신 모습이 춘풍처와 너무 닮은 분이셨는데, 많이 보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박애리도 "함께 공연할 때 정은혜는 신입단원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탁월한 기량을 갖추고 있는 훌륭한 창극 배우였다"며 "춘풍처의 매력인 단단함, 강인함 그리고 정은혜만의 귀여움도 공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번 작품이 기존 작품과 가장 차별화되는 대목은 춘풍처에게 밀도 높은 주체성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원작 '이춘풍전'과 전작 마당놀이인 '이춘풍이 온다'에서도 설정되지 않았던 춘풍처의 이름이 생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박애리는 "첫 대본에는 춘풍처가 '내가 평생을 김씨로만 살았다. 어떤 이름으로 할까요?'라는 대사가 있었다"며 "제작 과정에서 여러 차례 대본이 수정되고 보완되고 있는데, 27일 개막 공연에서 춘풍처의 이름이 처음으로 공개될지 관객들이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의 신작 마당놀이 '춘풍처도 온다'는 27일 개막해 내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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