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전도연·조인성·조여정 극찬…"아카데미 도전 최선 다할 것"
![영화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1793951399_yna1065624916280544_649.jpg)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뭘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그 안에서 또 저의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거죠."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창동 감독은 신작 '가능한 사랑'에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가 자본에 의지하면서도 나름의 독립성을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감독 자신의 모습이 투영됐다고 말했다.
9월 13일(현지시간)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고 국내 극장에서 2주간 한시적으로 상영된 '가능한 사랑'은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작품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이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와 그의 부유한 남편 상우(조인성)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예지는 해고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준비하면서 영화의 주요 소재인 호석과 미옥 부부를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동시에 자기 작품을 성공시키려는 욕망도 갖고 있다.
![영화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1793951399_yna1065624916280544_168_thum.jpg)
이 감독은 예지가 노동자들의 고통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데 대한 윤리적 고민을 하면서도 영화적 성공에 대한 욕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라며, 이런 모습에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의 처지를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 같은 거대 자본의 힘을 빌려서 영화를 하는 나 같은 사람도 그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독립성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날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나는 데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과 해외에서 극장 개봉을 했지만 제한된 극장에서 상영돼 주로 영화애호가들이 봤을 것"이라며 "일반 관객들에게는 처음 공개하는 셈이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되고 설렌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10여년 전에도 해고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준비하다 중단했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극적인 이야기로 재현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지, 영화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영화 '가능한 사랑'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1793951399_yna1065624916280544_398.jpg)
그는 "내가 이걸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이야기한다면 누구 편에 서야 하나, 이 사람들의 편에 얼마나 가까이 설 수 있나 생각하게 됐다"며 예지의 심정에 빗대 당시의 고민을 떠올렸다.
'가능한 사랑'은 이런 윤리적 고민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다. 또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노동의 가치가 달라지는 현실에 대한 고민도 담겼다.
특히 노동이 개인의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약해지고, 이윤이 노동자의 권리보다 우선시되는 현실에 주목했다.
이 감독은 "노동의 가치나 의미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수익성이 노동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시대가 왔다"며 "AI 등장과 함께 (이런 경향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노동자의 권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집단해고로 공식화됐다는 것이 해고노동자들이 가장 상처받고 절망했던 이유라며 "적어도 근대 이후에 지켜오던 노동에 대한 가치는 이제 무시되고, 그게 구조화되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취재하며 인연을 맺은 해고 노동자들의 반응도 전했다.
![영화 '가능한 사랑' 속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1793951399_yna1065624916280544_445_thum.jpg)
이 감독은 "그분들이 영화를 보고 치유받는 것 같았다고 한 말을 전해 들었다"며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경구와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 등 네 배우와 함께한 작업에 대해서는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네 명이 나를 수월하게 해줬다"며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 인물로 잘 살았다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오랜만에 재회한 설경구와 전도연에 대해서는 "배우와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기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는 사람들끼리 일하는 느낌이었다"며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를 강조했다.
설경구는 이 감독의 전작 '박하사탕'(2000)과 '오아시스'(2002)에, 전도연은 '밀양'(2007)에 주연 배우로 출연했다.
![영화 '가능한 사랑' 이창동 감독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korean-vibe.com/news/data/20261106/1793951399_yna1065624916280544_595_thum.jpg)
조여정과 조인성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 감독은 조인성이 연기한 상우에 대해 "네 인물의 관계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 자본 그 자체인 인물"이라며 "무서운 힘을 숨기고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친절하고 인간적인 사람인데, 조인성이 실제로 그런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가능한 사랑'은 한국 영화의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으로 선정돼 오스카 도전도 앞뒀다.
이 감독은 "한국 대표가 됐으니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든 힘을 쏟아부어 만든 작품인 만큼 최대한 보상을 돌려줘야 할 책임도 있다. 체력이 많이 달리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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