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제주시티투어버스…만성적자에 보조금 '연명'

변지철 / 2022-10-25 07: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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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조금 7억원 받아 매출은 1억원도 못 올려
반복된 적자…"관광협회 아닌 민간전문업체 맡겨야"
▲ 제주시티투어버스 [제주도관광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제주시티투어버스 2층 좌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텅텅 빈 제주시티투어버스…만성적자에 보조금 '연명'

지난해 보조금 7억원 받아 매출은 1억원도 못 올려

반복된 적자…"관광협회 아닌 민간전문업체 맡겨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제주시티투어버스가 이용실적이 저조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시티투어버스는 제주국제공항·민속자연사박물관·크루즈여객터미널·동문시장·관덕정·용두암 등 제주시 내 주요 관광지를 이층 버스 2대가 매일 1시간 간격으로 하루 9차례 운행한다.

쉬는 날은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월요일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은 2018년 연간 7만7천970명(353일 일평균 221명), 2019년 8만2천977명(〃 235명), 2020년 2만7천513명(350일 일평균 79명), 2021년 3만9천982명(349일 일평균 115명), 2022년 9월 30일 기준 3만1천427명(255일 일평균 123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이용객이 급감, 현재까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버스 2대가 하루 9차례 1시간 간격으로 2시간씩 나눠 운행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평균적으로 1차례 운행하는 버스 1대당(정원 56명) 2018년 25명, 2019년 26명, 2020년 9명, 2021년 13명, 2022년 14명꼴로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코로나19 이후에는 22개 지점에 중간에 내리고 타는 승객을 고려하면 가끔 1∼2명 타거나 텅 빈 채 운행하는 제주시티투어버스를 흔히 볼 수 있다.

제주시티투어버스는 제주도가 제주도관광협회에 매년 보조금을 지급해 운영한다.

도는 운전기사 인건비와 버스 운행비, 프로그램 운영비 명목으로 2018년 5억2천만원, 2019년 6억2천만원, 2020년 7억원, 2021년 7억원, 2022년 7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제주시티투어버스 연간 매출액은 2018년 2억427만원, 2019년 2억1천230만원, 2020년 6천856만원, 2021년 9천463만원, 2022년 9월 30일 기준 7천512만원 등이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7억원을 보조해주고 매출액은 9천463만원을 올려 6억원 가량 적자운영을 한 셈이다.

제주시티투어버스를 운행하기 위해 운전기사 4명과 외국어 통역사 4명, 총괄 담당 1명, 행정업무 1명 등 1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주 방문 관광객이 줄고, 감염병 전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시티투어버스 탑승객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티투어 내 철저한 방역체계를 구축했음에도 불특정 다수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더딘 회복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이후 제주 직항 전세기 노선이 다양해지고 크루즈 노선이 재개되면 시티투어 주요 탑승객인 크루즈와 전세기 이용 고객의 유입으로 2023년도 이후부터 탑승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바뀐 여행 패턴과 습성에 비춰볼 때 제주시티투어버스 운영 방식을 바꾸거나 제주도관광협회가 아닌 전문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곤 한다.

제주시티투어버스는 2011년 시범운행을 시작해 그다음 해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갔다.

최초 제주시가 운영을 해왔으나 2017년 11월부터 제주도관광협회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운영하던 황금버스와 내국인이 타는 투어버스를 통합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호텔과 렌터카, 여행사, 골프장, 외식업, 관광기념품 등 총 1천135개 관련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관광업계의 권익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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