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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 9집 발매하는 밴드 넬(NELL)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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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 9집 발매하는 밴드 넬(NELL)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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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규 9집 발매하는 밴드 넬(NELL) [스페이스보헤미안 제공] |
밴드 넬 "음악의 힘, 우리의 '코로나 블루' 치료제였죠"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100% 만족하는 음반 만드는게 궁극적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국의 대표적 '감성주의 밴드'로 불리는 넬(NELL, 김종완·이재경·이정훈·정재원)의 음악에는 깊은 슬픔에서 나오는 힘이 있다.
우울과 체념, 관계의 불안함 등을 심연까지 들여다보는 이들의 음악에서 많은 이들이 역설적으로 위로를 얻는다고 말한다. 이는 결국 음악이란 매체가 지닌 힘이기도 하다.
어느덧 결성 22년을 맞은 넬이 여전히 힘주어 이야기하는 것 역시 음악의 힘이다. 2일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을 들고 돌아오는 넬은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음악이 우리에게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앨범", "(작업을 통해) 음악이 가진 힘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모멘츠 인 비트윈'은 2019년 10월 발표했던 정규 8집 '컬러스 인 블랙' 이후 약 2년 만의 정규 음반이다.
라이브가 멈춘 팬데믹 시기, 스튜디오에서 오로지 네 멤버끼리 1년 반∼2년 가까이 작업에 몰두한 결과물이다. 드러머 정재원은 "집중도가 굉장히 높았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보컬 김종완은 "저희가 이 음악으로 '코로나 블루' 극복에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의 삶에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앨범이 없었으면 팀으로서 나름대로 슬럼프가 한 번 크게 왔을지도 몰라요. 본의 아니게 1년 반 정도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게 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다행히 앨범 작업을 통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죠. 저희에게는 치료제 같은 역할을 해준 것 같아요. 들으시는 분들에게 10분의 1이라도 그런 느낌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김종완)
"저희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밴드를 했는데 정규앨범을 계속 낼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의 시장에 맞춰서 짧은 싱글을 낸다든지 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시 한번 다잡고 이야기를 담은 정규앨범을 만든 것에 뿌듯함을 느낍니다."(기타리스트 이재경)
'모멘츠 인 비트윈'에서 눈에 띄는 점은 10곡 전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나의 이야기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넬의 전곡을 작사·작곡하는 김종완은 "가사 작업이라기보다는 시나리오 혹은 대사를 쓰는 느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골격은 사랑 이야기다. 상대에게 충돌 사고처럼 빠져들어 감정의 파고를 겪고 결국 기억으로 남는 과정을 다루지만, 낭만적 로맨스가 주제는 아니다. 오히려 '넬다운' 회의감이 시선에 담겨 있다.
"관계의 시작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게 될 때 적절한 시기와 상황이 얼마나 중요한 걸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적절한 타이밍에 만난다면 좋은 결말을 맞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서로에게 끌림이 크더라도 과정과 결말은 불안하거나 불행할 수 있겠죠. 그것이 타이밍과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씁쓸하고 허무하기도 하다는 생각에서 앨범의 주 콘셉트가 시작됐어요."(김종완)
넬은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운드를 시도하며 고유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 왔다. 초기작들이 날카로운 벼랑 같은 우울을 품고 있다면 최근작에선 압도감 넘치는 우주적 사운드, 다채로워진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다.
새 앨범에선 세련된 세공이 느껴진다. 김종완은 "(전작) '컬러스 인 블랙'은 사운드 기반이 록적인 부분이 많았다면 이번 앨범은 팝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앰비언트 팝 등에서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유희'와 '위로(危路)' 두 곡이다. 프로그래밍된 소리와 밴드 사운드의 조화에 신경을 썼다는 '유희'는 "예전부터 저희가 계속해서 추구하고 발전시켜 온 사운드를 지닌 곡"이라고 김종완은 전했다.
반대로 '위로'는 풍성한 어쿠스틱 악기 편성이 특징이다. 밴드 사운드와 스트링과 브라스, 타악기가 겹겹이 쌓이며 후반부 인상적인 울림을 빚는다. 3분 안쪽 짧은 곡이 트렌드인 요즘 가요계에서 6분 30초 길이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한 것은 시류를 역행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김종완은 "어떻게 보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타이틀곡 기준에선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지만, 꼭 대중성에 맞추기보다 현시점에서 뮤지션이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그때 만들고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하자는 것이 항상 이어져 온 저희의 모티브"라며 "'위로'와 '유희'에서 각각 보여주는 사운드를 한 앨범에 실었을 때 최대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넬 같이' 들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동갑내기 동네 친구였던 네 멤버가 넬을 결성한 것은 1999년. 언더그라운드에서 시작한 이들은 어느덧 대중적 저변을 지닌 대표적 메이저 밴드로 성장했다. 20년 넘는 활동 기간 동안 한 번도 멤버 변화를 겪지 않은 드문 밴드이기도 하다.
베이시스트 이정훈은 앞으로 더 오래 활동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라고 웃으며 "제일 중요한 건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군가 한 명에게 문제가 생기면 조언이나 대화를 통해 도와주고, 그렇게 넷이서 다시 같이 열정을 찾곤 했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다 보면 더 좋은 음악을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요."(이정훈)
김종완은 "100% 만족하는 음반을 만드는 것이 뮤지션에게는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라며 "항상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물론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번 앨범도 그 목표를 향해서 가는 과정 안에 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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